2020년 09월 26일 (토)
전체메뉴

[기자수첩] 바닷속 쓰레기, 더 이상 외면할 일 아니다

  • 기사입력 : 2019-09-01 21:07:06
  •   
  • 김 성 호사회2부
    김 성 호사회2부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연간 해양쓰레기는 17만t을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중 비올 때 하천을 통해 흘러들거나 해변에 버리는 등 육지에서 발생한 것이 67%이고 폐어구나 폐그물 등 어선에서 발생한 것이 33% 정도다. 이 가운데 처리되는 분량은 약 8만t이고 나머지는 해마다 바다에 쌓여가고 있다.

    바닷속 쓰레기의 피해는 심각하다. 연근해 중소형 선박사고의 10%는 해양쓰레기가 원인이다. 해양쓰레기는 어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며, 수거하고 처리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어민들이다. 그 피해를 직접 겪고 있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바닷속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쓰레기를 모아 놓을 집하장을 육상에 만들어 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도내 지자체들은 관리의 어려움을 들어 어민의 목소리를 외면해 왔다.

    우선 육상 집하장을 시설할 자리가 마땅하지 않다는 점을 들고 있다. 악취에 따른 민원 등으로 자리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게 관계 공무원들의 예상이다. 육상에 집하장을 만들어 놓을 경우 남해안 전체를 조업구역으로 하는 근해어선들이 전라도 바다쓰레기와 제주도 바다쓰레기를 실어다 놓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바다에서 나온 쓰레기를 경남 지자체가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또 육상 집하장에 들어오는 쓰레기가 조업 중에 올라온 쓰레긴지 아니면 어민 개인의 쓰레기인지 어떻게 구분하냐는 점도 그동안 육상집하장을 외면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산 부족을 들었다. 조류에 따라 옮겨 다니는 바닷속 쓰레기는 경남도나 일선 지자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라는 것이다. 떠밀려온 쓰레기 처리도 벅차다는 게 수산당국 관계자들의 하나같은 말이다.

    육상집하장을 외면하는 도내 수산당국 관계자의 입장 이면에는 어민에 대한 불신과 내일이 아니라는 안일함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경남도와 지자체들이 어민 탓 예산 탓하며 해수부만 쳐다보는 동안에도 남해안 바닷속은 쓰레기가 하루하루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해수부가 내년 예산에 육상 집하장 시설 사업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남도는 해수부의 이 사업에 20곳을 신청했다. 바닷속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일이 아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