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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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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56) 제24화 마법의 돌 156

“내가 북한을 어떻게 알겠나?”

  • 기사입력 : 2019-08-27 07: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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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준이 손을 흔들었다.

    “말도 말게. 대학교도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난리야. 교수들도 그렇고… 학생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자네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사업은 무슨….”

    “백화점도 경영을 하고….”

    “자네는 뭘 전공하고 있어?”

    “나야 경제학이지. 자네 도쿄에서 하숙집 딸인가 여동생인가 하고 연애했었지?”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어?”

    “왜 이래? 그 여자는 남자도 있었잖아?”

    “최근까지 같이 있다가 일본으로 돌아갔어.”

    “내연의 여자로? 자네 능력 좋네.”

    김태준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어쩐 일인가?”

    “아무래도 대학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아.”

    “왜?”

    “좌익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우익도 난리고… 학교가 살벌해.”

    “공산당은 불법이 되지 않았나?”

    “불법화 됐어도 남로당 패거리나 때려잡은 거지.”

    이재영은 김태준과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그가 왜 찾아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본론을 말하지 않고 변죽만 울리고 있었다.

    “북한이 심상치 않은 거 알고 있나?”

    “내가 북한을 어떻게 알겠나?”

    “북한은 소련의 지원을 받아서 군대가 막강해.”

    “남한도 군대가 있잖아?”

    “오합지졸이야. 게다가 미군도 철수했고… 전쟁이 일어날지도 몰라.”

    이재영은 김태준이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국군이 단숨에 백두산까지 밀고 올라간다고 하던데….”

    “허깨비 같은 놈들이야. 내가 아무래도 정치를 해야겠어.”

    “자네가 정치를?”

    “무식한 작자들이 너무 많아.”

    “그래서 나를 찾아온 건가?”

    이재영의 질문에 김태준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농림부 차관으로 오라는 제안이 들어왔어.”

    “그래?”

    이재영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대학에서 경제를 가르쳤는데 농림부 차관이라니. 그러나 농림부에 가서도 일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기 전에 자네나 한 번 보려고 왔네.”

    김태준이 정색을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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