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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초고령화 시대 노인돌봄의 답을 찾다 (5) 노인 돌봄 해답은?

‘시설 의존’ 벗어나 지역사회 머무는 돌봄 돼야

  • 기사입력 : 2019-08-19 20: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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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커뮤니티케어)의 바람직한 미래 모습이 따로 정해진 게 없다. 정부는 법적·제도적 기반 위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주적으로 기획하고 시행하는 지역 자율형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2026년부터 사업을 전국에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커뮤니티케어는 병원과 시설이 노인 등을 보살피는 주춧돌로 자리 잡은 사회서비스 제공의 중점을 지역사회 중심으로 개편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이 지역사회 내 가족, 이웃과 어울려 살아가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근간을 전환하는 일이다.

    경남도의회 ‘사회복지연구회’ 주최로 지난해 8월 열린 ‘경상남도 커뮤니티케어 추진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경남도의회/
    경남도의회 ‘사회복지연구회’ 주최로 지난해 8월 열린 ‘경상남도 커뮤니티케어 추진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경남도의회/

    성공 사례는 우리보다 앞선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취재에서 살펴본 일본은 노인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의료·개호 등을 포괄 제공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운영한다.

    영국은 지방정부에 돌봄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회서비스국을 두고 포괄적 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미국도 지역사회 주민이 연령·장애 등 여부에 관계없이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도록 커뮤니티케어를 추진 중이다. 커뮤니티케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선진 해외 사례를 검토한 결과 정부는 커뮤니티케어 구축이 20~30년 걸리는 중장기적 정책이고, 우리나라는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경남은 정부 정책을 따라잡기 위해 지역사회의 준비와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사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시·군은 많지 않다. 일부 시·군은 사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재정적 이유를 들어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처음 실시한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공모에 전국 29개 지자체가 신청한 가운데 경남에서는 창원·밀양·김해시 등 3곳만 신청했고, 이 중 김해시가 선정됐다. 이후 경남도에서 공모신청 자격을 완화하는 등 각 시·군의 부담을 덜어 자체 경남도 공모를 진행했지만, 여기에는 창원시와 의령군, 고성군 등 3곳밖에 신청하지 않아 이들 시·군만으로 선정을 마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른 시·군에선 인건비 부담이나 재정부담 등 이유로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 전문가들은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에 투자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엄태완 경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서비스원 초대 이사장)는 “대부분 전문가는 커뮤니티케어로 가는 게 옳다고 말을 한다.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빠르게 가느냐 느리게 가느냐, 중단되었다가 가느냐 곧장 가느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결국 정부와 지방정부의 의지,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명확한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국가정책으로 추진되더라도 경남도나 각 시장, 군수가 의지를 갖고 노력을 하지 않으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남건강가정지원센터 주최로 지난 6월 26일 열린 ‘경남의 커뮤니티케어, 가족 돌봄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경남신문DB/
    경남건강가정지원센터 주최로 지난 6월 26일 열린 ‘경남의 커뮤니티케어, 가족 돌봄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경남신문DB/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복지나 의료계, 학계 등을 중심으로 발전방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활발하다. 의료방문 적정 수가 문제라든지, 복지·보건·의료·의약 등 충돌하는 이해관계 속에서 풀어야 할 쟁점들도 존재한다.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선 직종 연계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힘을 모으고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 가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 종사자들도 커뮤니티케어 추진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양적 서비스의 확대보다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기존 주간보호라든지 방문 요양·노인돌봄 서비스 등의 접근성과 질을 높이는 등 노인 돌봄 서비스 전반의 질을 높여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커뮤니티케어의 추진 목적이 노인 돌봄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추진하는 것인데 그 목적을 벗어나는 성과주의식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병원이나 시설을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이에 성과지표를 매겨 사업의 성과도 평가한다.

    엄 교수는 “초점은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가 된다. 항상 대상자의 행복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시범사업을 하면 탈시설 실행률 등 성과를 평가하게 될 것인데 이러한 계량적인 수치에만 얽매이다 보면 사업은 실패로 비치게 된다. 사업 과정을 충실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식 나열형 사업을 지양하고 이용자가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각 지역의 커뮤니티케어 사업에서 주민들이 사회적 돌봄을 받기 위해 찾게 되는 케어안내창구(읍면동)와 지역케어회의만 잘 운영되어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기본 서비스의 단위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에서 누가 치매에 걸렸다거나 돌봄이 필요하다 했을 때 가장 먼저 어디에 가서 도움을 받고 이후 어떠한 적합한 서비스를 받아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할 수 있는지 등 시민들 피부에 와 닿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뮤니티케어 정책이 발표된 이후 지역에선 경남도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사회복지연구회’에서 경상남도사회복지협의회와 공동으로 ‘경상남도 커뮤니티케어 추진방안 토론회’를 개최해 경남도와 각 시군의 적극적인 커뮤니티케어 참여를 주창했다. 또 지난 6월 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의 개최로 ‘경남의 커뮤니티케어, 가족 돌봄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란 주제의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지역사회의 커뮤니티케어가 과연 노인 돌봄의 해답이 될 수 있는지 화두를 던졌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노인 돌봄이 전통적인 가족주의를 기반해 있어 돌봄의 사회화를 추진하더라도 이는 완벽한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토론회에서 김지미 경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 돌봄이 가족 돌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가족 돌봄은 유지되고 사회적 돌봄이 늘어날 것”이라며 “가족 돌봄에 대한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돌봄의 가족화와 탈가족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케어가 노인 돌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지만, 궁극적인 해답이 될 수 없다. 노인 돌봄에서 병원과 시설만이 최선의 선택지가 되는 현실에서 벗어나 시설서비스 중심 돌봄체계를 탈피하고, 노인들이 지역사회에 머무르며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도의회 사회복지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진기 경남도의원(김해3)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노인 돌봄에도 들어맞는다. 더 나은 노인 돌봄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적 노력이 이어져야 하고 온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경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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