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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어려운 시기에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9-08-05 2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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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최고의 입방아는 아침 음주측정이다.

    신호위반 몇만원 수준의 정도가 아니고, 한방에 300만원 이상이다. 그것도 아침 출근길에 어제 마신 약간의 취기로 수백만원이 나온다. 집에서 마시는 혼술의 기쁨도 빼앗아 갔다. 기준 0.03%. 음주기기에 감지되는 순간 거의 0.03%라고 보면 된다.

    빼앗긴 혼술의 기쁨은 음식업과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피해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침, 점심으로 단속에 들어가자 저녁 술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어느 식당 옆테이블 한 무리의 아저씨들이 이 법에 큰 불만을 드러낸다. “다음날 아침 골프약속이 있는 날이면 저녁 모임은 취소했다”고 말한다.

    0.05%에서 0.03%로 내린 수치로 아침에 단속을 나설 줄은 알았지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 대리운전자 등 서민들에게 튀는 또다른 피해를 생각지도 않은 모양이다.

    어느 언론에서 아침 대리로 대리운전이 늘었단다. 5명에서 10명으로 한순간 100% 증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회사원이 아침에 대리운전해서 출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싶다.

    점심 때 역시 삼계탕 한 그릇도 못한다. 따라 나오는 인삼주 한두 잔 마셨다가는 수백만원을 내야 할 판이다. 사는 게 썩 재밌지 않다.

    이 같은 부작용으로 아침 출근길 단속이 자제됐을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의 뇌리 속에는 아침 단속의 여운이 남겨져 있다.

    한두 잔의 저녁 술로 아침에 까딱 잘못되는 순간 수백만원을 내놓을 처지라면 아예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음주수치를 내렸다면 출근 단속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

    찬성하는 사람이야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0.03% 수치를 기준으로 하려면 밤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영업자 등 생각지도 모르는 피해자들이 양산됨을 알아야 한다.

    우리들의 생활은 눈만 뜨면 혼란스럽다. 출근 단속에 혼쭐 놓는 사이 엊그제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 제도)에서 제외해 한일간의 경제싸움에 접어들었다.

    적잖은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 경제조치 등 한일간 향방이 불투명하다.

    서울,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이성적 상황 파악은 정확지 않다.

    한일간의 신경전으로 코스피도 2000선이 붕괴된 뒤 그 접경을 오르락내린다. 모 기업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 지인은 이번 주식하락으로 큰 손해를 봤다.

    주가란 원래 들쑥날쑥인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애써 자위하지만, 향후 경제 추락에 대한 경계심을 조언한다. 현재 기름값, 식료품 등의 오름세를 보면 허리띠를 팍 줄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힘든 시기에는 기관 등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은행권은 경기 불확실성으로 리스크를 관리한다며 기업, 소상공인 등에게 ‘비 올 때 우산을 빼앗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아야 하고, 각종 벌과금을 부과하는 기관들은 ‘서민들의 얇은 호주머니 털기에 매진하는 모습’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이 온다. 그 속에서 고달픈 서민들의 삶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강준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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