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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 위기의 산단이 던지는 메시지-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08-01 20: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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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한 중소기업 대표는 뜻밖의 얘기를 꺼낸다. 함안에서 발주되는 물량이 없어 함안을 떠나 외지로 나갔지만 현지 여건도 여의찮아 폐업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이란다. 또 다른 기업 대표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경기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기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접는 게 낫겠다며 말끝을 흐린다. 상대적으로 경영사정이 나아 보이는 중소기업 대표는 주변상황을 의식한 듯 “그저 밥만 먹을 정도”라며 애써 포커페이스를 짓는다.

    경기부진의 한파가 함안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군내에서 추진중이던 일반산업단지 개발이 잇따라 사업자 지정 취소사태를 맞을 상황에 놓인 것은 하나의 예다. 공장 신축을 계획한 업체들도 수년째 실행을 못한 채 무더기로 설립 취소처분 사태를 맞을 지경에 놓였다. 경기부진으로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성장성을 담보로 자금을 공급하려던 금융기관들이 비오는 날 우산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게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산업단지나 개별 공장이나 규모를 떠나 역내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재료다. 역으로 산단과 개별공장 설립 무산은 도시발전의 기대치 저하로 이어진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산업단지 추진계획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은 이런 점에서 크나큰 기대손실이다. 투자를 계획했던 기업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제조업 투자를 유치해 항구적인 도시발전을 꾀하려던 지자체로서도 뼈아픈 일이다.

    최근의 현실이 어디 함안만의 일이겠는가만은 창원국가산업단지나 거제 등 조선산업의 배후기지로서의 입지를 갖춘 함안의 제조업 경기부진은 지역경제의 현실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함안군이 최근의 상황을 그저 경기 탓으로만 돌리고 수수방관한다면 예상보다 더 큰 파장이 일 개연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계에 또 다른 불만의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는 점도 주목한다. 제조업 역사가 상대적으로 깊은 함안의 특정지역의 공장에서 중앙부처의 때아닌 불법 건축물 단속 등이 집중되고 있는 데 따른 볼멘소리다. 오랜 기간 영위한 기업의 내부를 엄격한 규범의 틀로 재단할 경우 도려내야 할 게 한둘이 아닐 것이라는 것은 짐작 가능하다. 그렇게 묵은 위법사항은 바로잡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를 바로잡는 데도 상황요소는 감안해야 한다고 보면 굳이 이런 시점에 해야 할 일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규정이라는 기치만 앞세우고 침체한 상황을 무시한 채 단속만능의 카드를 던지는 것은 지나치게 편의적이다. ‘기업을 최고의 고객으로 모신다’는 지자체도 이런 상황을 중앙정부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뒷짐지듯 물러서 있는 것도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침 함안군이 기업체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시책에 반영하는 기획을 했단다. 현장에서 많은 얘기를 들었으면 한다.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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