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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공간 혁신과 미래역량- 성복선(경남도교육청 정책기획관 장학사)

  • 기사입력 : 2019-07-28 20: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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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복도가 있고, 칸막이로 구획된 천편일률적인 사각형의 공간, 놀랍게도 학교와 교도소의 설계도가 너무도 흡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한다. 관리, 감독, 통제의 편리성에 기반하고 있는 기존의 학교 공간에서 우리 아이들이 적게는 6시간, 많게는 12시간 이상을 생활하고 있다.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 지식 중심에서 역량 중심으로 변화되면서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미래 학습 역량으로 4C가 강조되고 있다. 바로 창의력(Creativity),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협업 능력(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이다. 역량 중심 미래교육의 핵심은 학습자가 배움의 주체가 되는 데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은 학습자를 주체로 세워 미래 역량 중심 교육을 하기에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사람은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글로벌 기업들이 사옥의 공간 구성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공간혁신에 공을 들여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학교 공간을 바꾸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경남교육청은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슬로건 아래 미래형 학교 모델을 구축하고자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꾀하고 있다.

    초반에는 인테리어 리모델링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전문적학습공동체, 연수, 워크숍 등을 통해 공간혁신에 대한 논의가 현장 교원들이 중심이 되어 활발하게 이루어진 덕분에 공간혁신 철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민주주의, 배움, 공동체, 인권이라는 네 가지 가치를 담아 추진하고 있는 경남 학교공간 혁신 정책의 핵심은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민주시민역량 강화이다. 기존의 공간을 사용하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발견한 문제를 갖고 서로 협업하여 공간의 변화를 모색해 보게 하는 것, 이것을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하면 공간혁신과 아이들의 미래역량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가 창의성을 비롯한 미래 학습 역량의 산실이 되어 우리 아이들이 진정한 공간 주권자가 되길 기대해 본다.

    성복선(경남도교육청 정책기획관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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