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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자유무역과 비교우위 이론- 허승도(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9-07-23 20: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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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장기간 유지해온 근간이 자유무역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7년 미국 등 23개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관세장벽과 수출입 제한을 제거하고 국제무역과 물자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체결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가 자유무역체제의 출발이다. ‘회원국끼리는 수출입 제한은 원칙적으로 폐지한다’가 GATT의 주요 골자다. GATT에 이어 1995년 출범한 WTO(세계무역기구)에는 현재까지 164개국이 가입, 무역의 국경선을 없애 왔다.

    ▼자유무역체제를 구축하게 된 이론적 토대는 영국 출신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이론’이다. 자국에서 생산하는 상품이 외국에서 생산된 상품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싼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을 특화하여 다른 국가와 무역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자유무역체제에서 이 이론대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산업에 집중하여 자유무역을 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고 있다.

    ▼그런데 자유무역체제를 주도해온 미국과 일본이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이 체제를 흔들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패권전쟁으로 확대됐다. 특히 자유무역 최대 수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서 한·일간 무역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비교우위이론은 무역에 적용되는 이론이지만 인류진화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와이밍대학의 제이슨 쇼그렌 교수 등이 발표한 ‘인구증가 모델’에 따르면 분업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필요한 물건은 서로 교역을 한 ‘호모사피엔스’는 인구수가 늘어났으나 물품 교환 능력이 부족한 ‘네안데르탈인’은 인구수가 줄어 결국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자유무역 질서를 부정하고 있는 아베 총리에게 네안데르탈인에 적용된 비교우위이론을 들려주고 싶다.

    허승도(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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