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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생명존중·자살예방 비책은 없나?-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7-15 20: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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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시대의 생명경시 풍조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도 이 땅에 온 이유가 있어 함부로 해하면 안 된다 했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확산되니 큰일도 보통 큰일이 아니다. 남을 죽여 놓고도 당당하고, 한두 명 죽이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을 한꺼번에 죽인다. 또 무슨 깊은 사연이 있는지 여러 명이 모여 함께 죽어가는 풍조도 늘어나 심각하다.

    #살인

    대검찰청의 통계자료를 보면 2017년 강력범죄(흉악) 발생건수는 3만6030건으로, 인구 10만명당 69.6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강력범죄(흉악) 발생비율은 2016년 대비 9.1% 증가했으나, 지난 10년 자료를 분석하면 43.5%나 증가했다. 지난 2017년 강력범죄(흉악)자 연령별 분포는 19세~30세가 28.0%로 가장 높았다. 또 31세~40세 20.1%, 41세~50세 18.5%, 51세~60세 15.2%, 18세 이하 9.5% 순을 보인다. 특히 강력범죄 중 2017년 발생한 살인범죄(미수, 예비, 음모, 방조 등 포함)는 총 858건이 발생해 실제 287명이 비명횡사했다. 층간소음 문제,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 눈빛, 정신병에 의한 환각 증상 등은 살인을 부르는 전조증상으로 여겨질 정도다.

    #자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자살은 살인사건보다 더 충격적이다. 가천대학교 양두석 교수가 지난 5일 경남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열린 ‘생명사랑 강연회’에서 밝힌 지난 2017년 자살자는 무려 1만2463명이다. 하루에 34명, 40분마다 1명이 죽음을 선택하는 셈이다. 자살자 수는 같은 해 살인사건 사망자의 43배를 훌쩍 넘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살자 가족이 300만~400만명에 이르는 가운데, 매년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25만명에 달하고, 자살 또는 자살 시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6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과 기업인 등의 자살로 인해 모방자살도 증가하고 있어 더 큰일이다. 자살이 매년 증가하다 보니 지난 1995년 사망 원인 9위였던 자살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조아손’ 가정공동체 회복하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출산정책 못지않게 현존하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무한책임을 가져야 한다. 특히 자살예방에도 적극 나서야 하고, 자살예방기구를 상설화해야 한다. 총리실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자살개선율 등 자살예방 실적을 평가해 그 성과와 실책을 알려야 한다. 특히 언론은 모방자살이 생기지 않도록 자살보도를 지극히 정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그러면서 가정공동체를 복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공동체 회복을 위해 조부모, 아들, 손자 등 3대가 함께 거주하는 이른바 ‘조아손 가정’에 세제혜택과 지자체의 각종 인센티브가 뒤따르면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이다. 3대가 함께 살고 있으니 교육과 보육이 정성껏 이뤄진다. 생명존중 사고가 배양되고 범죄가 예방돼 여러 분야의 사회적 비용이 절감된다. 교육·보육에 참여하는 조부모에게 수당을 지급하면 일정부분 노인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고부간 갈등이 예상되는 가정엔 갈등치유 차원에서 고부간 문화활동을 장려하면 어떨까? 생명이 경시되고 자살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조아손 가정 공동체’ 회복이 하나의 대안이라는 생각이다.

    조윤제(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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