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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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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고 전부 ‘불치병’은 아니랍니다… 수술 치료 가능한 ‘치매’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 발병 후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
뇌 경막하 혈종·수두증, CT 등 검사 후 수술로 완치

  • 기사입력 : 2019-07-14 20: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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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에서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8에서 2017년 우리나라 전체인구 5100만명에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00만명으로 이 중 치매 환자는 10%인 약 70만명으로 나타났다. 경남지역 현황도 60세 이상의 치매 유병률은 7.4%(5만2000명), 65세 이상은 10.4%(5만명)로 65세 노인 10명 중 한 명이 치매 환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창원시 마산회원구가 65세 이상의 치매 유병률은 8.1%로 가장 낮지만 의령과 남해군은 13%가 넘을 정도이다. 결론적으로 경남에서 65세 이상의 노인 7~12명 중에 한 명이 치매 환자인 것이다. 가족 중에 누구라도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경제적이나 시간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끼치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국가적으로도 2017년 치매환자 연간 총관리비용은 14조6000억원으로 우리나라 GDP의 약 0.8%를 차지하며, 치매 환자 1명을 돌봐야 하는 생산가능인구는 52.9명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 심각해 2016년 65만명이였던 치매 환자가 2024년에는 100만명, 2039년 200만명, 2050년에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치매 발병 이후에 손상된 뇌세포를 되살리는 치료방법은 없어 불치의 병으로 알고 있다. 실제 가장 흔한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전체 치매 환자의 74%에 해당한다. 이는 베타이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뇌에 축척되어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 신경연결망의 작동을 방해해 발생하는데 뚜렷한 예방법이 없다.


    다음으로 흔한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 발병 후에 나타나는 치매이다. 뇌 혈관 이상으로 뇌세포 손상이 나타나며, 뇌 질환의 경과에 따라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경우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으면 혈관성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의료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병변을 뇌 CT나 MRI, MRA (뇌혈관 MRI)로 미리 발견할 수 있고, 또한 수술적 치료로 뇌졸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그 외 뇌 병변으로 만성 뇌 경막하 혈종, 정상압 수두증, 뇌 발생한 일부 종양 등이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며, 이들 또한 원 질환의 치료를 통해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만성 뇌 경막하 혈종은 보통 노인환자에서 머리에 가벼운 외상 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흔히 외상 후 3주~3개월 사이에 점점 심해지는 보행장애, 작은 근육의 근력 저하로 수저질이나 휴대폰 사용이 어려우며, 심할 경우면 기억력 및 인지 저하, 소변장애 증상까지 발생해 다치고 난 후에 치매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만성 뇌 경막하 혈종은 뇌 CT 검사 한 번으로 간단히 진단이 가능하고 30분 정도의 수술로 완전히 회복이 가능하다. 뇌 수두증은 하루에 450~500cc 정도의 뇌척수액이 정상적으로 생성돼 뇌척수공간에 존재하면서 뇌나 척수를 보호하는 윤활액이나 영양 공급의 역할을 하나 어떤 원인으로 뇌척수액의 흐름이 막혀 정맥으로 흡수되지 않는 것이 원인이다. 특히 노인 환자에서 뇌척수액 흡수 기능이 떨어져 다량의 뇌척수액이 뇌를 압박해 뇌 기능을 마비시켜 하지의 근력 저하로 보행이 어려워지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병이 정상압 수두증으로 이것 역시 간단한 CT나 MRI 검사 및 필요 시 뇌척수액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고 1시간 정도의 수술로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뇌종양의 경우 서서히 진행하는 인지기능 저하, 성격 변화, 마비, 계산 및 기억력 저하, 말을 하려고 하는데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뇌종양은 MRI 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며 만약 뇌종양이 원인이라면 종양 제거 수술로 치매 증상의 호전이 가능하며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 완치도 가능하다.

    그 외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 증상으로 오인될 수 있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노인 우울증이다.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의욕 저하 등이나, 실제의 지능 장애는 아니기 때문에 항우울제 등을 이용한 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내과적 원인이나 뇌의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종양 등으로 호르몬 이상을 초래하는 갑상선기능 저하증으로 인해 발생한 피로감,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의욕 저하, 원인 모르는 근육통 등도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 이것 또한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한 난치병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하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가 가능하다. 이에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치매 극복을 선정하고 치매 국가 책임제를 도입했다. 신경인지검사나 MRI 같은 치매 검사도 각각 건강보험을 적용해 치매 검진 시에 드는 경제적 부담을 줄였으며 치매 검진, 상담, 사례관리 등을 위해 치매 안심 센터를 확대하고 있다.

    가장 흔한 치매의 초기 증상은 기억력 감퇴로 사람의 이름이나 약속을 자주 잊어버리고, 잘 쓰던 단어가 생각이 안 나거나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때, 그 외에도 성격이나 기분의 변화가 자주 발생하거나, 정상적인 일이 귀찮고 의욕이 없을 때는 꼭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만약 치매일 경우도 조기 치료로 증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고 혹시라도 위의 질환과 같이 수술이나 약물로 완치가 될 수 있는 병일 수도 있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

    도움말= 창원경상대병원 신경외과 김정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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