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3일 (수)
전체메뉴

불천노 불이과- 안태환(김해 봉명중 교장)

  • 기사입력 : 2019-07-11 20:21:56
  •   

  • 논어 옹야편에 노나라 왕 애공이 공자에게 ‘제자 중에 누가 제일 학문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은즉, 공자는 대답하기를 ‘안회라는 이가 있는데 그는 학문(學問)을 좋아하고, 노여움을 다른 데로 옮기는 일이 없으며 한 번 저지른 잘못은 두 번 다시 되풀이하는 일이란 없더니(불천노 불이과, 不遷怒 不貳過), 불행히도 단명하여 죽고 이젠 없습니다. 그 뒤로는 학문을 좋아한다는 이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공자의 뭇 제자들 중에서도 화를 옮기지 않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좋지만 사람이 화를 내지 않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남에게 옮기지 않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남에게 화풀이를 넘어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 분노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에게 가해져 생명을 빼앗은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

    화를 가깝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내기도 한다. 화를 내어도 자식이 보는 앞에서 내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부모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게 된다. 부부간 화를 참지 못하고 큰 싸움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부간의 싸움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목격하는 아이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심지어 상처가 깊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청소년 비행으로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아픈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안타깝다.

    사람은 알게 모르게 잘못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잘못을 깨달았을 때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공직에선 더 그렇다. 잘못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필자가 교육지원청 장학사로 근무할 때다. 그 당시 월요일 직원 조회로서 간부 모임의 영상이 각 사무실로 전송되었고, 교육장은 덕망이 높으신 분이었다. 그는 훈화 내용으로 불천노 불이과를 언급했다. 그 순간 격조 높고 참 좋은 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름 감명이 깊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다르게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 왜 불천노 불이과를 말했을까? 혹 직원 중 누군가의 반복적인 잘못에 대한 지적의 말로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태환(김해 봉명중 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