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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민선 7기 1년간 행복했는지요- 이종훈(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9-07-10 20: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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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훈 정치부장
    이종훈 정치부장

    지방자치단체장이 새롭게 선출되면 슬로건이나 미래 비전을 밝히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다. 지난 2018년 7월 출범한 민선7기도 자치단체장의 비전에 맞춘 슬로건을 내걸고 1년간 쉼없이 달려 왔다.

    민선7기 출범 1주년을 전후해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시장, 군수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1년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밝히면서 반성도 하고 각오도 다졌다. 자치단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지역경제 살리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선 7기 도내 시·군의 슬로건을 살펴봐도 어떤 부분에 집중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가장 많이 강조한 단어는 ‘행복’이다. 10개 시군이 ‘~행복한 시민·군민’ 형태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리고 ‘함께’, ‘새로운’, ‘더 큰’, ‘도약·번영’이라는 단어도 많이 사용됐다. 연결해보면 ‘우리 모두 함께 도약해 행복하게 살자’로 풀이될 수 있다. 민선 7기 1년간 이 슬로건이 현실화되어 주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졌는지 모르겠지만 피부로 와닿는 ‘체감 성적’은 높지 않은 것 같다.

    주민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애를 쓰지 않은 자치단체장은 없겠지만 리얼미터가 실시한 지난 6월 전국 17개 시도 주민생활 만족도 조사에서 경남은 하위권을 기록했다. 만족도는 47%로 전국 16위였다. 전문가들은 조선업 등 제조업 침체로 인한 일자리 문제가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하며 설비투자를 통한 고용창출이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일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본지가 경남도와 18개 시·군의 민선 7기 1년을 점검한 결과에서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자치단체장들도 남은 3년간을 경제살리기에 더 집중하겠다며 한목소리로 강조하기도 했다.

    행정의 수요자인 주민을 섬기는 데 중점을 둔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말이 있다. ‘섬기는 리더십’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학자 로버트 그린리프가 1970년대 처음 주창한 이론이다. 선거 때 자주 등장하는 ‘머슴이 되겠다’는 구호도 비슷한 의미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 자치단체장의 리더십은 주민을 섬기는 것은 기본이고,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사회에서 주민들의 복리증진과 삶의 질 향상,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혁신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을 섬기는 공무원 조직이 능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카리스마는 물론, 명확하고 호소력 있는 리더십으로 공무원의 가치관과 태도를 변화시켜야 주민들도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타관가구(他官可求) 목민지관(牧民之官) 불가구야(不可求也)’라 했다. 다른 벼슬은 스스로 희망하여 구해도 좋지만 목민관은 욕심내어 구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만큼 다른 어느 자리보다 책임이 막중해 능력을 구비해야 그 직을 수행할 수 있음을 강조한 말이다. 경남의 자치단체장 중에는 ‘목민지관 불가구야’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지난 1년간 목민관으로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는지 깊은 성찰의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실생활과 직결된 중요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목민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담금질 해야 주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1년 후 민선7기 2년을 점검했을 때는 ‘체감 성적’이 올라갔으면 좋겠다.

    이종훈(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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