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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22) 제24화 마법의 돌 122

“미월이 소리 한 번 뽑아 봐”

  • 기사입력 : 2019-07-09 07: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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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내 술상과 기생들이 들어왔다.

    이재영은 술을 마시면서 변영태와 평양 이야기를 했다.

    “형님, 평양의 공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이재영은 공산당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이승만이나 김구와 같은 애국지사들의 움직임에 많은 사람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나 평양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려웠다.

    “나도 들었네. 공산당이 지주와 재산가를 때려잡을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네. 우리가 북쪽에 살고 있지 않은 게 다행이야. 핫핫핫!”

    변영태가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남쪽에는 괜찮을까요?”

    “남쪽이야 별 탈이 있을라고.”

    변영태가 고개를 흔들었다.

    “사장님, 잔 받으세요.”

    춘심이라는 기생이 주전자를 들고 이재영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녀에게서 지분 냄새가 물씬 풍겼다.

    “그래. 춘심이는 잘 지냈어?”

    이재영은 잔을 받고 춘심의 엉덩이를 살짝 두드려주었다. 이제 스무 살 남짓 되었을까. 춘심은 양쪽 볼에 보조개가 패어 있었다.

    “네. 저야 사장님 보살핌으로 잘 지내죠.”

    “미월이는?”

    미월은 30대 초반의 퇴물기생이었다. 그러나 소리를 잘하여 여전히 손님들 방에 들어오고는 했다. 이재영은 미월의 소리를 좋아했다. 술이 얼큰하게 취했을 때 그녀의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았다. 한때 장안 제일 가는 기생으로 불렸었다.

    “미월 언니 부를까요?”

    “그래. 불러서 소리 한 번 듣자. 이 집에 와서 미월의 소리를 듣지 않고 갈 수 없지.”

    변영태는 금련이라는 기생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변영태는 기생들이 재잘대는 소리를 좋아했다.

    “미월이 인사드립니다.”

    이내 미월이 들어와 나붓하게 절을 올렸다.

    “미월이 소리 한 번 뽑아 봐.”

    이재영이 미소를 지으면서 청했다.

    “그럼 제 소원 하나 들어주실래요?”

    미월이 생글거리고 웃으면서 물었다.

    “무슨 소원을?”

    “오늘 저하고 만리장성을 쌓아요.”

    미월의 말에 변영태가 먼저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재영은 어리둥절했다. 이 여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재영이 눈을 끔벅거리고 있는데 변영태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핫핫핫! 좋아. 오늘 꽃값은 내가 지불하지.”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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