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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50대- 이상권(정치부 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19-07-08 20: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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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자는 50세를 하늘의 뜻을 알게 된 나이라며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 하늘의 명령을 안다는 것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상 이치를 깨닫는다는 의미다. 공자가 존경한 위나라 대부(大夫) 거백옥은 “나이 50이 되어 지난 49년간의 잘못을 깨달았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편협한 소견만 믿고 좀처럼 고집을 꺾지 않는 데 대한 각성이다. 50대는 인생 후반기에 접어드는 관문이다. 덕을 갖추고 품위있게 늙어가기를 고민하는 시기이다.

    ▼100세 시대인 요즘, 청춘은 짧고 노년은 길다. 현대를 살아가는 50대는 하늘의 뜻을 살필 여유조차 없다. 지천명에 걸맞게 순리에 따르는 삶과 균형을 맛보는 여유는 호사다. 이때쯤이면 퇴직을 눈앞에 뒀거나 구조조정을 거쳐 이미 직장을 떠난 이들도 적지 않다.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노후 준비는 미비하고 당장 인생 후반에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다.

    ▼우리나라 50대는 1960년대 태어난 산업화시대 막내둥이다. 유년 시절에는 대가족 내에서 형제들과 부대끼며 성장했고 빛의 속도로 바뀐 세상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50대 상당수는 자신을 ‘낀세대’라고 부른다. 부모 봉양을 책임지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신의 노후는 자식에게 맡기기 힘든 첫 세대다. 단군 이래 최대 스펙으로 불릴 정도의 실력을 갖췄지만 취업난에 허덕이는 자녀 세대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고민도 안고 있다.

    ▼최근 한 금융 그룹이 조사한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50대는 외로움을 가장 큰 고민으로 꼽았다. 젊은 연령층에 비해 취미나 여가활동도 즐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성한 자녀는 독립하고, 쉼없이 달려오면서 변변한 취미도 못 가진 현실이다. 인간의 보편적 삶은 시류에 흔들리고 후회의 연속이기 마련이다. 50대는 인생의 정점을 지나는 시기다. 반세기 연륜을 바탕으로 지난날을 돌아보고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때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한 이유는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권(정치부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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