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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21) 제24화 마법의 돌 121

“은행은 망하지 않는가?”

  • 기사입력 : 2019-07-08 08: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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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거래은행을 바꾸는 것은 여러 가지로 잘 살펴야 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예. 충분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재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철규가 예금이자와 대출이자 등을 상세하게 묻고, 기업의 대출한도 등에서 질문을 했다. 그 질문에는 은행의 전무가 대답했다. 박불출은 차를 마시고 돌아갔다. 그러나 은행의 현황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장님, 기업은 은행과 가까이 지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을 할 때 자금이 부족하면 돈 많은 부자에게 빌립니다. 사채지요. 이자가 아주 높습니다. 은행은 사채에 비에 이자가 아주 쌉니다. 아직도 돈을 은행에 넣지 않고 항아리나 땅속에 묻어두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는 은행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이철규가 말했다.

    “은행은 망하지 않는가?”

    “은행이 망하면 나라도 망합니다. 일본이 망했어도 은행은 망하지 않았지 않습니까?”

    “음.”

    “은행이나 보험 같은 것을 금융업이라고 합니다. 은행이나 보험회사를 소유하면 막대한 자금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재영은 금융에 대해서도 배워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금융업은 옛날의 전당포나 다를 바 없습니다.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이철규는 금융에 대해서도 박식했다.

    “우리나라의 은행에 대해서 보고서를 만들어주게.”

    이재영은 이철규에게 지시했다. 이철규가 남자 비서를 뽑은 것은 며칠이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는 연희전문을 나왔고 경제학을 공부했다고 했다. 영국에 유학을 갔다가 1년 만에 돌아왔는데 총독부에 근무한 일도 있다고 했다.

    이름이 박민수였다. 36세로 키가 작고 행동이 민첩했다. 그날부터 이재영을 그림자처럼 수행하기 시작했다.

    변영태가 대구에서 올라왔다. 그날은 오랜 가뭄이 그치고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고 달뜬 날은 임보러 가는 날이라고 하지 않는가?”

    변영태는 사무실에서 업무상황을 대충 보고받은 뒤에 요정에 가자고 이재영을 재촉했다.

    “허허. 형님은 요정이 그렇게 좋습니까?”

    “당연한 것을 왜 묻나? 자네는 요정의 나긋나긋한 기생들이 싫은가?”

    “싫지는 않습니다만….”

    이재영은 그와 함께 종로에 있는 요정으로 갔다. 백화점을 경영하면서 몇 번 간 적이 있는 요정이었다.

    “어머, 사장님 오셨네.”

    요정에 들어서자 기생들이 반갑게 맞이했다. 색색의 한복을 입은 기생들은 꽃이 핀 것처럼 예뻤다. 조선의 예쁜 여자들은 모두 요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재영은 정원이 잘 내다보이는 방으로 안내되었다. 방에서도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것이 보였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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