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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무급휴직- 김진호(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7-07 20: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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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창원상공회의소가 창원지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중 7곳 이상이 올 하반기 신규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력으로 충분’, ‘구조조정 등 사업규모 축소’ 등 이유였다.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구조조정을 하면 실업자와 휴직자가 발생한다.

    ▼국가산단이 있는 창원을 비롯해 경남 전역에서 이미 일자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조선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법원의 관리를 받고 있는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부터 전체 근로자 750여명 중 최소 필수인력을 제외한 680여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 3월까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았지만 올 4월부터는 지급기간이 종료되면서 전원 무급 상태다. 회생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진해 STX조선해양은 생산직 사원 500여명이 A, B조로 나눠 지난 6월부터 6개월씩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창원공단 내 대기업도 휴직 한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S&T중공업은 오는 2020년 6월까지 3개월 단위로 170여명이 순환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은 관리직 팀장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달씩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1~6개월 무급 휴직 신청을 접수하기도 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관리직 2400여명이 2개월 단위로 순환휴직 중이다. 한국GM 창원공장은 지난해 말 기준 1300여명이 한시적 휴직에 들어가기도 했다.

    ▼최근 김해의 한 제조업체 대표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구조조정과 무급순환휴직 중에서 선택할 것을 제의하자 직원들은 10일씩 무급순환휴직(휴가)를 택했다.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생계수단을 잃는 실직보다는 생존을 선택한 것이다. 경기침체와 인구 감소, 인공지능·로봇화, 스마트 공장 등으로 정형화된 일자리는 줄어든다. 자연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들은 무급휴직의 위험에 노출된다. 구조조정과 무급휴직이라는 벼랑으로 내몰리는 근로자들 앞에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안전망 강화’라는 정부의 국정과제는 헛구호로만 들린다.

    김진호(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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