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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20) 제24화 마법의 돌 120

“가게가 잘 되지 않나 봐요”

  • 기사입력 : 2019-07-05 07: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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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돈을 벌고 있어요. 이제 당신이 돈을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재영은 매달 나츠코에게 일정한 돈을 주었다.

    나츠코가 생활비를 쓰고 백화점에서 필요한 옷이나 물건을 사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나츠코는 더욱 젊어진 것 같았다.

    하루는 나츠코와 함께 남대문 시장에 갔다. 시장은 옷과 잡화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남대문 시장에는 빈 가게들이 많았다.

    “가게가 잘 되지 않나 봐요.”

    나츠코가 비어 있는 가게들을 살피면서 말했다. 지게꾼이 물건을 잔뜩 지고 가는 것이 보였다. 호박이며 감자, 마늘 같은 채소가 가득했다. 난전에서 팔려는 것 같았다. 뒤에는 허름한 옷을 입은 아낙네가 아기를 등에 업고 따라가고 있었다.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으니 사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거지.”

    “여기 가게들을 사지 그래요? 빈 가게가 많아요.”

    “백화점이 있는데 뭘하러 사?”

    “누가 알아요? 땅값이 오를지. 여기는 서울의 번화가잖아요?”

    “그럼 나츠코가 사봐.”

    이재영이 웃으면서 말했다. 나츠코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명동에서 가까운 땅을 사들였다. 이재영이 준 돈도 있고 자신이 갖고 있던 돈도 있었다.

    백화점은 항상 이익이 나고 있었다. 이재영은 나츠코가 땅을 사는 자금을 보태주었다.

    ‘여름인데 비가 잘 오지 않는구나.’

    폭염이 계속되고 있었다. 백화점은 냉방이 잘 되어 있었다. 화신백화점에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재영의 백화점에도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에어컨을 가동하자 폭염을 피하려는 사람들까지 백화점을 찾아왔다.

    7월 어느 날, 동양은행에서 두취 박불출이 찾아왔다. 그는 은행 전무와 예금부장까지 데리고 왔다. 이재영은 이철규와 함께 그를 만났다.

    “백화점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박불출이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박불출은 건강과 날씨에 대해서 한동안 이야기를 했다.

    “하하. 대단치 않습니다. 어디 은행만 한가요?”

    이재영은 악수를 나누고 차를 대접했다.

    “사장님, 저희 은행하고 협약을 맺지 않으시겠습니까?”

    박불출은 30분이 지나서야 본론을 꺼냈다.

    “협약이오?”

    “백화점에 들어오는 돈을 저희 은행에 예치해 주십시오.”

    “이미 거래 은행이 있는데요. 이유 없이 거래은행을 바꿀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희 은행에 독점적으로 예치해 주시면 대출을 최대한 해드리겠습니다.”

    “대출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장님, 앞으로의 사업은 은행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글쎄요.”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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