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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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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문화적 마인드의 첫걸음- 김호철(문화체육부 차장)

  • 기사입력 : 2019-07-01 20: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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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가 안 좋으니까 병원도 안되네요.” 경기침체를 이야기하다 창원의 한 병원 관계자가 한 말이다. 경기와 아픈 사람이 찾아오는 병원하고 무슨 연관이 있을까. 궁금해 좀 더 물었다. 경기침체로 회사들마다 인력이 줄어들고, 인력이 없다 보니 일이 많아지고, 2~3명의 일을 혼자 하려다 보니 아파도 웬만해선 병원을 찾지 않는다고 한다. 불황 땐 병원도 사치라더니.

    ▼경기침체는 모든 우리 생활, 생계에 영향을 준다. 경기에 민감한 분야로 예술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순수예술이 많이 속하는 문학, 미술, 공연 분야이다. 경기가 어려울 때마다 힘들어서 죽겠다는 아우성이 어디서나 터져 나온다. 정작 속이 타는 예술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굶어 죽는다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예술은 배가 고파야 한다’라는 고리타분한 옛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예술인의 심성이 그렇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내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예술인 10명 중 7명이 예술활동으로 한 달에 100만원 이하의 돈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명은 예술활동 수입이 전혀 없었고, 다른 3명은 한 달에 40만원 정도였다. 예술활동만으로는 생계가 어렵다는 것이다. 문학, 미술, 사진 분야 수입은 방송연예, 만화 등의 분야보다 너무 적었다. 황무현 마산대 교수는 “언제나 확인하는 것은 예술의 근간이 되는 예술인의 열악한 경제상황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정책은 늘 더디고, 지역의 체감은 늘 부족했다”고 단언했다.

    ▼‘예술인: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기업인(노동자)이 직업이고, 공무원이 직업이듯, 예술인도 직업이다. 혼자 취미로 예술을 하는 게 아니다. 지역의 기업이 파산할 때 지역사회가 서둘러 머리를 맞대듯, 지역의 예술이 위태할 때 똑같은 대처가 있어야 한다. 예술인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인으로 인식하는 것. 문화적 마인드의 첫걸음이다.

    김호철(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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