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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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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관리 안하던 당뇨환자 콩팥 망가진 줄도 모르고… 당뇨콩팥병증

초기 증상 없고 신기능도 정상, 미세단백뇨만 검출
부종·식욕 저하·피로감 느껴질 땐 이미 악화된 상태

  • 기사입력 : 2019-06-30 21: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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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병에서 혈당 관리가 잘 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합병증 가운데 하나가 당뇨콩팥병증이다. 당뇨콩팥병증은 경증에서 시작해 투석을 요하는 말기신부전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만성콩팥병의 원인 중 43%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 기원이며, 병인은 당뇨로 인해 콩팥을 구성하는 사구체라고 하는 미세구조에 이상이 발생해 사구체병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병에서 기인한 말기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의 비율은 전체 말기신부전 환자 가운데 현재 49~50%에 달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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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증상과 진단

    당뇨콩팥병증의 초기단계는 실제로 거의 무증상이다. 소변으로 알부민이 배설돼 미세알부민뇨가 시작되지만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없고 신기능 역시도 정상수치이다. 미세단백뇨만 검출되는 단계에서 당뇨콩팥병증은 조기 진단과 관리로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여기에서 진행해 양이 많은 현성 단백뇨가 된다면 소변을 육안으로 확인해서 거품이 많다는 증상이 있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주의하지 않는다면 인식하기가 어렵다. 이외에 부종이나 식욕 저하, 피로 등은 상당히 진행한 당뇨콩팥병증의 증상으로, 이 단계에서는 신기능 역시 악화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이전의 신기능으로의 회복은 매우 어렵다.

    미세알부민뇨의 경우 초기 진단이 가능하고 치료 역시 가능하므로, 모든 2형 당뇨환자에서 진단 당시부터, 1형 당뇨환자의 경우 진단 5년 이후부터 매년 혈청 크레아티닌과 단백뇨 검사, 매 방문 시마다 혈압 측정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주로 단백뇨와 상승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이용해 진단되는 질환이다. 크레아티닌 수치에 연령, 성별 등의 변수를 대입해 산출되는 사구체여과율이라고 하는 수치를 평가해 진단한다. 이 결과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전형적인 당뇨콩팥병증인지 여부에 따라 콩팥 조직검사 없이도 진단이 가능하다. 이때 이전의 크레아티닌 검사 결과가 존재한다면, 급성콩팥병으로 회복 가능성이 큰지 또는 만성콩팥병으로 추후 투석을 요하는 단계로 진행할지에 대한 예측이 용이해진다.

    따라서 권고에 따른 주기적인 단백뇨와 크레아티닌 측정이 당뇨콩팥병증의 조기 진단과 조절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당뇨합병증 가운데 당뇨망막병증은 매우 흔하게 동반되므로 진단되면 안과진료 역시 주기적으로 함께 시행돼야 한다.

    ◆치료와 관리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콩팥병이 진단되면 완치되는 방법이나 치료약을 문의하지만, 안타깝게도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당뇨콩팥병 역시 조절이 목적인 질병이며, 만성콩팥병은 자체의 치료보다는 원인질환의 조절을 통해서 관리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초기 미세알부민뇨 단계처럼 조절이 가능한 단계에서 조기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가 시작되면 목적은 신기능의 악화 속도를 늦추고, 심뇌혈관질환 등의 추가적인 합병증의 위험도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제1형과 2형 당뇨 모두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당뇨콩팥병증의 초기에 위험도와 진행을 감소시키며, 이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가정에 혈당계가 구비되어 있지 않거나, 혈당계가 있더라도 공복혈당만을 측정하지만, 매일이 아니더라도 식후 2시간 혈당 역시 포함해 측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식전 혈당을 90~130 mg/dL, 식후 최고 혈당(식사 시작 1~2시간 후) 180 mg/dL 미만으로 유지할 것이 추천된다.

    앞서 언급한 연1회 이상의 미세알부민뇨와 혈청 크레아티닌 검사와 더불어, 연 2회 이상 당화혈색소(HbA1c)를 측정해 7% 미만으로 유지할 것이 권고되고 있다.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수술 전후, 심근경색, 급성질환이 있는 경우에서는 좀 더 엄격한 조절이 필요하다. 반면 노인 환자의 경우 저혈당 위험성이 더 높기 때문에 안전하게 높은 혈당 수치를 유지할 것이 권고되며, 이외에도 환자 개개인의 동반질환에 따라 목표치가 다르다.

    또한 신기능이 점차 나빠짐에 따라 약물의 체내 대사 및 배설이 변화하므로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 등 치료약제의 사용 종류 및 용량에 대한 재평가 및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 경구 약제 수 증가 및 주사 약물 사용으로 인한 불편보다도 당뇨콩팥병증 진행과 악화로 인한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약물과 식단, 생활습관을 조절함으로써 적정혈당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백뇨 방치하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단백뇨는 초기에 미세알부민뇨의 형태로 시작되며, 진단이 늦어지거나 조절이 불량하다면 좀 더 양이 많은 현성단백뇨로 진행하게 된다. 이 단백뇨는 만성콩팥병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인자이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가 단백뇨 감소에 도움이 되며, 염분 제한, 단백 제한 등이 식이요법이 큰 도움이 된다.

    당뇨콩팥병증은 콩팥을 통한 수분과 염분의 배설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대체로 고혈압 역시 함께 발생하게 된다. 상승한 혈압의 조절 역시 당뇨콩팥병의 악화를 막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혈압 조절의 방법인 약물 조절과 더불어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이의 경우 저염식이, 체중 조절과 더불어 채소, 과일의 섭취, 저지방식이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동물성 단백보다는 곡물, 생선, 가금류에서 섭취하는 단백질을 보다 추천한다. 생활습관 변화와 함께 적절한 약물치료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혈당, 혈압, 생활습관 등 충분히 조절

    앞서 언급했듯 당뇨콩팥병증은 초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므로, 당뇨를 진단받고 치료 중인 진료실에서 적절한 혈당조절을 함께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소변 및 혈액을 검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 진료실에서 치료 중인 당뇨환자가 당뇨콩팥병증으로 새롭게 진단되더라도 상기의 혈당, 혈압, 생활습관 등이 충분히 조절된다면, 기존 치료 중인 클리닉에서의 주기적 검사와 치료로도 충분하다. 다만 치료 중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나 체중 증가를 동반한 하지부종, 구역 구토, 식욕 감퇴, 피로, 빈혈 등 급격한 악화의 경우에는 진행된 신부전의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빨리 신장내과에 의뢰해야 한다.

    진행된 만성콩팥병이 의심돼 신장내과에 의뢰되면 신기능을 평가해 즉시 신대치요법을 요하는지, 또는 동반된 만성콩팥병 합병증을 조절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 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이때 앞서 언급한 매년 측정된 혈청크레아티닌 수치와 단백뇨 지표가 있다면 급성인지 만성인지 또는 조직검사를 요하는지 등의 여부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더운 여름에는 각종 환경요인이나 급성질환들로 당뇨환자의 평소 혈당조절이 무너지는 요인이 많으며, 이러한 시기에 특히 고령환자에서 탈수 등이 동반된다면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숨겨져 있던 당뇨콩팥병증의 악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되어 관리 및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의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

    도움말= 창원 희연병원 신장내과 강효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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