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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15) 제24화 마법의 돌 115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는가?”

  • 기사입력 : 2019-06-28 0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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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천천히 초대장을 살폈다. 초대장의 내용은 조국의 해방을 맞이하여 사업기반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해 협회가 필요하니 경제가협회 결성을 위해 참석을 앙망한다고 되어 있었다.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는가?”

    “화신 박흥식, 박승직 상점 등 재벌들이 많습니다.”

    “그럼 가 볼까?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어서 나쁠 것은 없겠지.”

    이재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차를 마신 뒤에 이철규와 함께 백화점을 둘러보았다.

    “부사장은 출근했나?”

    “양조장 일로 바쁩니다.”

    부사장 변영태는 대구에서 양조장을 하고 있었다. 배급제가 실시되는 바람에 한동안 고난을 겪었으나 해방이 되면서 사업에 활기를 띠고 있었다. 대구에서 돈이 가장 많은 사람으로 꼽히고 있었고 영남 갑부였다. 땅도 경상도 일대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었다. 만석꾼 변영태로 불리는 인물이었다.

    성품이 무골호인이었다. 매국노 이완용과 먼 친척이 된다고 했다. 이재영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그가 나이가 많아 형님이었고 이재영이 동생이었다. 일 년에 몇 번씩 만나 대구의 요정에서 술을 마시고는 했다.

    그는 양조장에서 번 돈으로 땅도 사고 학교도 설립했다. 일주일에 한 번 내지 두 번씩 서울에 올라와 백화점에 출근했다. 서울에 올라오면 이재영을 데리고 요정에 갔다. 그는 요정을 좋아했다.

    “사장님, 사장님 일을 돕는 비서가 있어야 합니다.”

    사무실에 돌아왔을 때 이철규가 말했다.

    “여직원이 있지 않나?”

    “여직원은 커피나 끓이고 전화나 받지 사장님을 보좌할 수 없습니다. 사장님을 보좌할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보좌하는 사람이 진짜 비서입니다. 제가 좋은 사람을 뽑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이재영은 이철규와 함께 백화점을 둘러보았다. 백화점의 상품 진열과 영업 준비를 살핀 뒤에 낙원동에 있는 요정 오진암으로 갔다. 조계사 뒤의 안국동과 낙원동에는 요리집과 요정이 많았다. 일본인들이 경영하던 요정도 이제는 모두 조선인들이 경영하고 있었다.

    오진암에는 이미 많은 사업가들이 모여 있었다. 경제가협회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은 흥진방직 사장이었고 일처리는 전무라는 사람이 하고 있었다. 그들이 이재영과 이철규에게 자리를 배정해 주었다.

    이재영은 충주 제사공장 사장과 평양에서 온 창학석탄 사장의 가운데에 앉았다. 제사공장 사장의 이름은 최명진이었고 석탄공장 사장 이름은 오진행이었다.

    오진행은 중절모자에 두루마기 차림이었고 최명진은 양복 차림이었다. 오진행은 반백의 신사였으나 최명진은 몸이 뚱뚱하고 대머리였다.

    “평양은 소련군이 군정을 하고 있고 공산당이 인민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인사를 나누자 오진행이 근심이 많은 표정으로 이재영에게 말했다.

    “이북에도 나라를 세운답니까?”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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