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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14) 제24화 마법의 돌 114

‘일본인들은 목욕을 좋아하니…’

  • 기사입력 : 2019-06-27 07: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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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정숙에게 미안했다. 그러나 그녀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관계를 지속할 수 없었다.

    “가기 전에 사랑해 줘요.”

    허정숙이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이재영은 눈을 끔벅거렸다. 그녀가 또 원하고 있었다. 보내주기는 하되 또 사랑을 하자고 말한 것이다. 차에서의 사랑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인가. 여자가 원하는데 거절할 수 없었다. 이재영은 허정숙과 다시 사랑을 나누었다. 이번에는 더욱 뜨겁고 격렬했다. 허정숙은 처음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이재영을 받아들이면서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을 쳤다. 이재영은 비로소 그녀를 소유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뜻밖에 욕심이 많은 여자구나.’

    이재영은 속으로 웃었다.

    나츠코는 생선초밥과 유부초밥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재영은 초밥을 먹고 청주까지 마셨다.

    나츠코는 식사를 하면서 조그만 카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술을 팔겠다는 거요?”

    “아니요. 커피만 팔려고 해요. 서울에 몇 군데 있어요. 제과점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내가 알아보겠소.”

    나츠코가 카페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나츠코는 이름을 이진자(李津子)로 바꾸었다. 나츠코는 나루터에서 낳은 아이라는 뜻이었기 때문에 이름은 그대로 두고 성만 이재영의 성을 따른 것이다.

    해방이 되었으나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남자들은 대부분 돌아갔으나 한국 남자와 결혼한 일본 여자들은 남자들과 아이들 곁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식사를 한 뒤에는 목욕을 했다. 그녀가 욕실에 들어와서 이재영의 몸을 씻어 주었다.

    ‘일본인들은 목욕을 좋아하니….’

    나츠코와 목욕을 하는 것이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그녀와 사랑을 나누는 것은 은근해서 좋았다. 나츠코는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그에게 안겨왔다.

    “아아, 나는 당신이 너무 좋아요.”

    나츠코가 이재영을 껴안고 단내를 뿜어댔다.

    “나도 나츠코가 사랑스럽소.”

    이재영은 나츠코와의 사랑이 흡족했다.

    이튿날 날씨는 화창했다. 이재영은 백화점으로 출근했다.

    “사장님, 경제가협회가 만들어지는데 참여하시죠.”

    사무실에서 결재를 마치자 이철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경제가협회?”

    이재영은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셨다. 창으로 보이는 남산에도 희고 붉은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봄이 완연했다.

    “우리나라의 재벌들이 참여하는데 사장님도 참여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초대장이 와 있습니다. 제가 좀 알아 봤습니다.”

    이철규가 초대장을 내밀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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