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김해신공항 총리실 검증 논란 증폭···지역갈등 재연

‘김해신공항’ 국무총리실 이관 파문
TK여야 ‘정치적 결정’ 거센 반발
“국토부 장관사퇴·대정부 투쟁” 경고

  • 기사입력 : 2019-06-23 21:10:35
  •   
  •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의 관문공항 적합성 판단을 국무총리실로 넘기기로 결정하면서 영남권이 또다시 동남권 신공항 정쟁에 휩싸였다. 김경수 경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2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2016년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장이 합의한 내용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동남권 신공항 재논의를 가시화하자 대구·경북(TK)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과거 신공항 밀양 유치를 주장하며 TK지역과 뜻을 같이했던 경남은 이제는 대척점에 섰던 부산과 손을 잡은 모양새가 됐다. 경남은 시·군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단체장은 김해신공항 반대를 주장하는 반면, 한국당은 침묵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주호영 회장 등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주호영 회장 등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영남권 민주당 내분 양상= TK 지역에선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까지 같은 당 소속 부산·경남(PK)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영남지역 분열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민주당 TK 정치권 반발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이 더욱 얼어붙을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파를 떠나 PK·TK 간 소모적 갈등에 따른 정부 책임론 및 국론분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검증 합의로 지역갈등은 재점화됐고 대구·경북민은 또 다시 깊은 상처를 받았다”며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홍의락(대구 북구)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서 “최소한 5개 단체장이 다시 만나는 형식적 절차라도 있었어야 말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게 밀실정치”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 행자부 장관 출신인 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구) 의원도 “김해신공항은 5개 지방자치단체가 합의하고 정부도 동의해 결정된 사안으로 총리실이 일방적으로 깰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TK 의원들로 구성된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소속 의원 21명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개 광역단체장과 합의로 이뤄진 국가적 결정을 여당 소속 3개 단체장과 국토부 장관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며 “앞으로 재검증을 요구하면 그때마다 총리실이 재검증에 나설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국무총리실이 국가 전체가 아닌 특정지역만의 선거를 위해 새로운 ‘적폐’를 시도한다면 대구·경북 정치권은 물론 500만 시도민이 총궐기 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부산에서도 국무총리실 검증을 ‘정치공학적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 김해공항 확장으로 조속히 사업을 마무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밀양 출신으로 부산이 지역구인 이헌승(부산진구을) 의원은 21일 성명서를 내고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을 총리실 결정에 맡긴다는 이번 합의는 그야말로 정치공학적 결정이며, 국토교통부의 국민에 대한 정책적 신뢰 붕괴와 정책 능력 부재를 의미한다”며 “정치적으로 김해신공항 건설의 원점 재검토를 결정한 국토부 장·차관과 항공정책실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번 정치적 합의로 2026년 개항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이 중단된다면 개항시기는 더욱 늦춰질 것이다. 영남권 주민은 또다시 피해를 입게 됐다”며 “총리실 검증 결과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어느 일방이 만족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게 되면, 또다른 갈등만 야기될 것은 자명하다”고 김해신공항 추진을 강조했다.

    ◆내년 총선 ‘뜨거운 감자’= 동남권 신공항은 2016년 영남 5개 광역시도가 정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합의를 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불과 3년만에 불씨가 되살아 났다. 해당 지역 단체장 합의와 외국 연구용역까지 거쳐 기본계획과 건설일정까지 제시된 국책사업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재검증한다는 것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도 신공항 논란이 영남권 최대 쟁점으로 등장할 개연성은 높아졌다.

    여권은 총리실의 재검토가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지만, 총선용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TK지역은 이번 합의에 한국당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가 빠지면서 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국토부는 10여 차례나 기존 용역보고서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뜻밖에 김현미 장관이 이 문제를 총리실로 이관하자는 경부울 지자체장 요구를 수용했다. 김 장관은 줄곧 정부는 김해신공항 추진 방침에 변화가 없고 가덕도 신공항은 검토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결국 PK 단체장에게 두 손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단행될 후속 개각때 김 장관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결국 장관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촉발된 신공항 문제를 총리실에 떠넘기는데 합의하고 책임의 한 축에서 빠지는 모양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권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