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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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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마음의 사계절- 김선미(봉명다원 원장)

  • 기사입력 : 2019-06-17 20: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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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초록은 푸른 잎을 목욕이라도 한 듯 햇볕 속에서 윤기가 흐르는 모습을 드러내고 잎사귀의 깨끗함은 마음까지 씻어내려 간다.

    초여름의 문턱에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공기는 풍욕의 선물이다.

    사방에 창을 열어 놓고 바람을 맞이하여 본다.

    비록 불어오는 바람의 강도는 달라도 피부에 와서 닿는 느낌은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고·집·멸·도·생·로·병·사.

    이들 8가지의 고통을 피할 수 없다고 한다면,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연습을 반복해 보자. 그러면 어느새 마음이 저 멀리 지평선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픈 이별은 고통스럽다. 또 미움으로 온갖 번뇌와 망상에 빠져드는 것을 가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본다.

    사랑의 모양은 여러 모습으로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꽃이 피어날 때처럼 인내해 보자.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견뎌 보자.

    그렇게 인내하고 견뎌내다 보면, 자연적인 것이야말로 희망을 준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

    자연이 주는 사계절은 희망을 선물하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사계절을 놓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차에서는 차라는 한 글자를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고 있는 뜻으로 풀이하기도 하여 사람은 자연 속에서 자연도 사람의 품안에서 있는 그대로를 선물하고 있다

    때론 복잡하고 엉켜 있는 인간 사이에서 미움, 원망, 사랑, 절망과 같은 마음의 사계절이 피고지기를 반복해 끊임없는 사랑과 희망을 찾아 헤매면서 되돌리는 시간을 갖는다.

    바쁜 시간 속에서 고요히 차 한 잔을 마치 신선이 된 듯 마시며 마음 한 켠에 들어오는 사계절을 밀어내 본다.

    김선미 (봉명다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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