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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기자 없는 기자회견-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6-13 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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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없는 기자회견을 강행해 법무부장관의 체면이 말이다. 12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경기 정부과천청사 브리핑실에서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추진했다. 하지만 법무부가 기자회견 1시간 전에 ‘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하자 ‘기자 없는 기자회견’이라는 코미디 사태가 벌어졌다. 기자들은 질문 없는 회견은 ‘장관의 목적성 회견’에 기자들이 들러리만 설 뿐이라며 일제히 불참했다.

    ▼‘붕어 없는 붕어빵은 봤어도 기자 없는 기자회견은 처음 봤다’는 비아냥이 나오자 법무부 고위관계자가 “수많은 기록 내용을 장관이 몰랐기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해명이 또 다른 비난을 부르고 있다. 장관이 내용 전체를 다 알 수 없다면 배석한 실국장 등이 대신 설명하면 충분히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있는데, 장관 또는 법무부가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난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법무부장관의 기자회견 해프닝이 생긴 이후 본 기자가 출입하는 ‘창원시 프레스센터’의 기자회견을 생각해 봤다. 허성무 시장과 창원시 산하 사업소, 5개 구청 관계자들이 민감한 현안 등 많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다. 때론 귀찮을 정도의 많은 기자회견이 열린다. 하지만 수없는 기자회견이 열려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는 회견은 한 번도 없었다. 시장을 포함, 회견 주최자들은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에도 자신이 모르면 배석한 공무원에게 잘 설명할 것을 독려하기도 한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기자 없는 기자회견에 비난이 쏠리는 본질적 이유가 있다. 공직자들이나 정치인 등이 기자회견하는 상대를 단순히 ‘직업인 기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기자회견 주최자들 앞에서 회견듣고 질문하는 기자들을 ‘국민’ ‘도민’ ‘시민’으로 인식해야 한다. 기자들은 국민, 도민, 시민의 입장에서 대신 질문하고 그 내용을 올바르게 전달해 국정, 도정, 시정이 정확히 전달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하는 메신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조윤제(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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