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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이종훈(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9-06-11 20: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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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로 정의되는 사회적 가치가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사회적 가치는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고,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언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정부합동평가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도 일자리 질 개선, 윤리경영, 사회적 약자 배려, 지역사회 공헌, 친환경 경영 등과 같은 지표들을 대거 포함했다.

    SK그룹 등 민간기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는 무형적인 가치가 커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데 SK그룹이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한 정도를 돈으로 환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실적을 공개한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마이너스 실적이다.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문을 측정하는 비즈니스 사회성과에서 SK이노베이션은 마이너스 1조1884억원, SK하이닉스는 마이너스 4563억원을 기록했다. 생산공정에서 배출한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이 환경 항목의 측정값으로 포함된 게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란, 개인마다 또 각각의 사회나 공동체마다 중시하는 가치가 다르고 시대마다 달라져 정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사회적 가치는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 시대상과 사회상에 맞춰 변화한다고 할 수 있다.

    현시대는 빈부격차와 고용불안, 환경, 안전, 인구 고령화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어 기업에는 돈 버는 것 이상의 목적을 만들게 하는 것이 사회적 가치인 셈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소비자나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일자리를 없앴다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기업이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공공기관은 목적 자체가 공공서비스 확대에 있기 때문에 설립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안전과 인권, 사회적 약자 배려, 상생,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효율성과 생산성을 배제한 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부작용이 따른다. 공공기관 부실은 결국 혈세부담과 가격 인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한전의 대규모 적자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따른 국민 편익 증진과 에너지 전환정책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치중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가치’가 퍼지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하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역할을 다하면 될 것인데, 왜 이렇게 ‘부산’을 떠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다. 마치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은 사회적 가치가 없었던 일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정치권까지 ‘사회적 가치’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바람에 더 헷갈린다.

    지난달 미국 애틀랜타 모어하우스칼리지에서 열린 졸업식 연설이 세계적인 뉴스가 됐다. 사모펀드 경영자인 로버트 F. 스미스가 올해 졸업생 전원의 학자금 대출금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기부를 약속한 것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학생들에게 자신들보다 못한 사람들을 능력이 닿는 대로 보살펴야 한다며 헌신의 미덕을 강조한 것이다.

    기부하게 된 배경으로 학생들의 사회 헌신 의무를 언급한 이 메시지가 깊은 울림이 있는 사회적 가치가 아닐까 싶다. ‘가치’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이종훈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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