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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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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노인은 없다- 이필수(미래에셋대우 김해WM 지점장)

  • 기사입력 : 2019-06-03 20: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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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은 없다’

    미국 최고의 노인정신의학과 전문의인 마크 아그로닌이 인구 노령화의 중심인 플로리다 남부에서 수많은 노인들을 인터뷰하며 연구한 결과를 정리한 책의 제목이다. 그는 노인들 스스로의 삶을 훌륭하게 지탱해온 것이 무엇인가를 세밀히 들여다보며 그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퇴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강해지는 능력이 있다”라고.

    연륜이라는 관념이 없는 서양에서는 단순히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능력을 인정해 주지 않겠지만 우리는 “나이 먹은 사람의 경험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들어 왔다 사람이 늙으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저자는 노화와 더불어 성격이 괴팍해지고 지적 능력이 퇴화한다는 것은 근거없는 편견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주변에는 나이가 들면서 더욱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무리의 정서적 기둥이 되는 어른들이 많다. 노인에게는 세월이 흘러야 비로소 가질 수 있는 지혜와 경험이 있고 몸이 불편해도 불편한 대로 인생에는 여전히 할 일이 있고, 또 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이 하도 빠르다 보니 연장자가 갖고 있는 기술적 지식이 금세 낡은 것이 돼 버리고 기술에 관한 한 노인을 문맹 취급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하지만 역시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

    필자의 고객들도 50% 이상이 60대 중후반이다. 마산의 자유수출지역 내의 일본인 회사에서 편견을 딛고 실력을 인정받아 사장까지 역임한 사례, 젊을 때 자식을 잃고도 꿋꿋이 자원봉사까지 해가며 슬픔을 이겨낸 어떤 사모님의 얘기, 사별 후 낯선 지방에서 홀로 자녀를 키워 서울의 대학병원 의사로 키워낸 정말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은 우리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삶의 여정들이었다. 그 삶 자체가 교육이다. 그럼에도 그분들 대부분은 나이 먹음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대화를 하다 보면 더 창의적인 조언들을 해 주셔서 필자가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바야흐로 초고령화시대이다. 지성과 연륜을 두루 갖춘 노인들이 주위에 너무 많다. 그분들이 뒷짐지지 않고 활발하게 사회에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봐야 할 때다.

    이필수(미래에셋대우 김해WM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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