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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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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미국 워싱턴D.C.(2)

알록달록 거리엔 아기자기 구경거리 한가득

  • 기사입력 : 2019-05-2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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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주 전 나는 이 지면을 빌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소개했다. 링컨 메모리얼 주변에서 펼쳐지는 봄의 벚꽃축제,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전망하기 좋은 워싱턴 모뉴먼트, 미국의 박물관 대표 브랜드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 워싱턴D.C.를 상징하는 장소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워싱턴D.C.다. 한 번으로는 부족한 매력 만점의 도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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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자기하고 다채로운 색을 입은 건물들이 가득한 워싱턴D.C. 아담스 모건은 중고서적과 음반, 아트상품들을 살 수 있는 중고서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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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타운(Georgetown)= 지난번 나의 워싱턴D.C. 여행기는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잠시 멈추었다. 오후 5시가 지나면 이 구역의 박물관들은 모두 문을 닫는다. 동시에 내 배도 슬슬 고파오는 시간이다. 조지타운으로 이동할 시간이다.

    조지타운은 워싱턴D.C.의 북서쪽에 있는 동네다. 메인 스트리트인 M스트리트를 따라 오래된 레스토랑과 예쁜 카페, 유명 패션 부티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남쪽으로는 포토맥 강과 닿아 있어 리버뷰를 즐길 수 있는 호텔, 공원,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 바가 있다. 조지타운 북쪽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부촌으로 많은 정치인들과 로비스트들의 집이 있고 그 뒤로는 조지타운 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동네는 워싱턴D.C.가 수도로 지정된 이후에도 꽤 오랜 시간 동안 독립자치지역으로 분류돼 있었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동네라 가능했던 일이지 않았을까? 거리는 그 역사와 명성에 걸맞게 고급지다(?). 아기자기한 낮은 층의 건물들, 회색 유니폼이 아닌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을 입은 건물들이 앞을 걸으며 사진을 찍으면 여기가 미국인지 유럽인지 설명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이다. 특히 M 스트리트와 위스콘신 애비뉴의 코너에 있는 PNC은행 건물은 웅장한 느낌마저 드는 멋진 건축물이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외관은 오래된 그대로 놔둔 채 내부만 리모델링해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 동네가 미국 내 국립 역사지구로 지정돼 있어 건물의 용도를 변경하거나 철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허가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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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0대 은행 중 하나인 ‘조지타운 PNC은행’.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려앉는 시간, 미국 정치인들과 로비스트들이 즐겨 찾는 정통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여행하느라 소진한 체력을 보충한다. 근처 분위기 좋은 바에 들러 칵테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긴다. 분위기에 취한 건지 칵테일에 취한 건지 약간은 몽롱한 상태로 ‘엑소시스트 계단’까지 구경하고 나면 꽉~찬 하루, ‘아 오늘도 잘 보냈다!’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글로벌하게 핫하다는 블루보틀 커피와 조지타운 컵케이크 레드벨벳으로 달콤하게 마무리하면 된다. 빠른 소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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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엑소시스트 엔딩 장면을 촬영했던 장소인 75개의 계단.

    ▲듀퐁 서클(Dupont Circle)= 조지타운이 정치인들과 로비스트들의 동네라면 듀퐁 서클은 외교관들의 동네다. 각국의 대사관과 영사관 그리고 세계적인 싱크탱크들이 몰려있다. 또한 예술인들과 성적 소수자들이 많이 몰려 사는 곳이라 흥미로운 문화가 형성된 재미있는 동네다.

    서클을 우리말로 하면 로타리다. 분수가 있는 아담한 광장을 중심으로 10개의 크고 작은 길이 뻗어있다. 주말이면 이 광장에서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 열리고 여름밤에는 소박한 영화제가 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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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미대한민국 대사관 앞을 지키고 있는 서재필 선생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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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듀퐁 서클 파머스 마켓’.

    대사관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한식은 물론 유럽,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 음식 레스토랑들이 많았다. 이집트 레스토랑, 에티오피아 요리 등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메뉴들이 선택장애를 유발시켰지만 결국 내가 선택한 음식은 역시 미국식이다. 뉴욕에서 시작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쉐이크쉑(Shake Shake) 매장이 눈에 띄었다. 풍부한 육즙의 수제패티 햄버거와 짭조름한 감자튀김 그리고 콜라가 아닌 쉐이크로 궁극의 단짠단짠 조합은…. 생각하니 또 먹고 싶어진다. 지금은 국내에도 여러 지점이 생겨 친숙한 브랜드가 됐지만 당시에는 국내에 입점되기 전이였다. 수많은 맛집 중 쉐이크쉑을 선별한 나의 탁월한 안목 덕분에 쉐이크쉑 한국 1호점 대기시간 3시간이 기본이던 그 시절 ‘그 햄버거 뭐 별거 아니던데…?’하며 허세를 좀 부려볼 수 있었다.

    ▲U스트리트와 아담스 모건(Adam’s Morgan)=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는 필연적으로 격식과 의전의 도시다. 어디를 가나 깔끔하게 정비돼 있고 보수적인 느낌들이 있다. 또 그만큼 물가도 높은 편이다. 사실 그런 느낌은 우리가 중심지구만 돌아보았기 때문이다. 중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활기차고 진보적인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U스트리트와 아담스 모건은 워싱턴D.C. 북서쪽에 있는 동네다. 중고서점과 빈티지숍, 버스킹을 하는 음악인들과 스트리트 문화를 선도하는 그래피티 라이터(graffiti writer)들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밤이 되면 곳곳에 클럽들이 문을 열고 라이브 밴드 공연을 펼치고 힙스터들은 카페에서는 간단한 맥주와 칵테일을 즐기면서 라이브 연주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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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스 모건의 중고서점.

    늦은 밤이 되면 피자 한 조각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는 젊은이들로 거리는 다시 북적거린다. 워싱턴D.C.는 중심지의 정부기관들과 박물관만 둘러보아도 시간이 모자란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다. 그래서인지 U스트리트와 아담스 모건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잘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청춘들에게 이 동네를 추천하고 싶다. 이곳 현지인들과 젊은이들이 청춘의 나날을 보낸 모습이 이 동네에 담겨 있으니까. 무엇 하나 허투루 보고 넘기기 아까운, 보면 볼수록 더 매력적인 도시 워싱턴D.C. 여행기는 이만 여기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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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수나

    △1988년 부산 출생

    △조지워싱턴대학교 정치학 전공

    △경남메세나협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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