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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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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부내륙철도 역사 유치경쟁 자제해야

  • 기사입력 : 2019-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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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부내륙철도의 기본설계를 앞두고 역사 (驛舍)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여 부작용이 우려된다. 서부경남KTX로 불리기도 하는 이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다음 달까지 노선과 역사 설치 장소 등을 검토한 후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그런데 지자체들이 과도한 정차역 유치 경쟁에 나서 고속철이 완행열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주민의 교통 편익 향상과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 역사 유치에 나선 지자체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과잉 경쟁이 공사 일정을 지연시키고 막대한 건설비 낭비 등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KDI가 작성한 남부내륙철도 기초 용역보고서에는 김천·진주역은 기존 역사를, 합천, 고성, 통영, 거제 등 4곳에 신설 역을 설치하는 것으로 돼있다. 거제, 통영, 고성에 3개의 역사를 건설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도 합천 인근에 있는 의령, 거창, 경북 성주, 고령군이 역사 유치에 뛰어들었다. 거제~통영은 12.8㎞, 통영~고성은 14.8㎞, 합천~의령은 23㎞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거창군은 옛 해인사 톨게이트 지점에 ‘해인사역’ 유치에 나섰다. 지역마다 KTX 정차역이 설치되면 주민의 교통 편익은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역사 건설과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운행시간도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

    KTX가 한 번 정차하면 평균 6분30초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대로 4개의 역이 더 신설되면 거제~김천 간 운행시간은 당초 64분에서 90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번 남부내륙철도 역사 선정은 경전선 창원~진주 구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창원시내 구간 14㎞에 창원중앙역, 창원역, 마산역 등 3개의 정차역이 필요하느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함안역은 2014년 하루 평균 이용객이 18명에 불과해 개통 3년도 안 돼 KTX는 정차하지 않는 역이 됐다. 시행착오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 역사 유치경쟁을 자제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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