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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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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5월 어린이문예상> 산문 고학년 우수- 쓴맛

박서윤(창원 용마초 6-1)

  • 기사입력 : 2019-05-2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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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쓴맛

    6학년이 시작될 무렵 선생님께서 신청서를 받았다. 그 신청서는 전교회장에 출마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받는 신청서였다.

    나는 5학년 때 전교 부회장이었다. 1년 동안 애국가와 교가 제창을 할 때마다 4/4박자 지휘를 열심히 했고 전교회의에서도 꼬박꼬박 다녔기 때문에 나는 당당하게 신청서에 이름을 적으려고 담당선생님 반인 6-1반에 걸어나갔다.

    “안녕하세요?” 6-1반 선생님께서 환영해주셨다. “서윤아, 이번에도 회장선거 나가려고 그러는구나! 힘내서 하렴!” 선생님께서 응원까지 해주시니 용기가 불끈불끈 솟는 느낌이 들었다. 신청서에 명단을 보니 남자는 3명 여자는 나밖에 없었다. 나는 생각했다. ‘남자는 3명이네 여자는 나밖에 없으니깐 여자친구들 표는 다 내 꺼고 남자표는 3명으로 나눠지니까 내가 회장이다!’하며 나왔다.

    하루가 지나니 여자가 1명이 늘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아주 무시무시한 강적이었다. 우리 방송부의 자랑 아나운서였다. 얼굴도 예쁘장하게 생겨서 말도 야무지게 잘하고 친구도 많은 아나운서 친구가 나의 상대가 되어 버렸다. 나는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혹시 전교회장 선거에 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돼서 잠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다음날 6-1반 선생님께서 회장선거 후보와 주의사항을 알려주셨다. 날 도와주는 친구들은 다 내 마음 같지 않았다. 당연히 내가 될 줄 알고 있다.

    혹시 내가 회장에 당선이 되지 않고 떨어지면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걱정이 되어서 걱정 안 되는 척하며 활발하게 “기호 1번 박서윤!” 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3학년한테 물어봤다. “누구 뽑을 거야?” 그러자 아이가 “나는 같은 태권도 형아 뽑을 건데?” 과연 태권도 아이 아니랄까봐 다른 아이도 같은 태권도 다니는 형아 기호 4번을 뽑겠다는 것이다. 나는 갑자기 우울해졌다. 날 뽑겠다는 아이는 없으니 말이다.

    우울하게 있으면 조금 불행해질 것 같아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 그런데 4학년 아는 애가 “아는 언니 파이팅”하는 것이다. 거의 그 친구가 선거운동을 열심히 할 수 있게 해준 에너지 드링크인 셈이다. 활력을 얻어 선거운동 2일이 끝이 났다.

    드디어 선거 날, 나는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면서 학교에 갔다. 회장선거를 해야 하니 연설을 해야 한다. 그런데 어제 내가 연설을 자신감 있게 못한다고 혼이 나고 그냥 자버렸다. 그래서 걱정을 가득 안고 방송실에 들어갔다. 나의 연설 순서는 1번! 아주 힘든 번호다. 밋밋하게 하면 그냥 잊혀져버리는 번호이다.

    “따다단 따라라라란 따란 따란 따라란~” 종이 치자 갑자기 배가 아프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기호 1번 박서윤 나오세요” 내 차례다. 처음에는 잘했다. 그런데 마지막쯤 되니 긴장이 되어서 말이 빨라져 버렸다. 그리고 제스처도 안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하교하기 전에 결과를 알려주신다고 6-1반으로 가라하셔서 갔다.

    ‘하느님, 부처님, 제발 당선되게 해주세요!’ 하며 6-1반으로 갔는데 기호 1번 21표… 기호 4번, 기호 5번이 나보다 높았다.

    기호 5번은 3표 차이로! 그래서 나의 회장 선거는 쓴맛을 보고 끝이 났다. 그래도 이 일로 인해서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음을 얻게 되었으며 21표의 고마움을 알게 된 것이다.

    이번의 쓴맛이 나에게는 좋은 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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