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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대기업, 협력업체와 함께 가야 멀리간다- 김진호(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5-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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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사막과 야생, 밀림에서 길동무 없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데서 생겨난 격언으로 보인다. 상생협력을 강조한 말로, 시쳇말로 하면 ‘동반성장’이다.

    오늘 날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10위권 규모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데는 대기업의 역할이 컸다. 과거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 성장전략을 통해 국력을 키워 왔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선성장’ 정책은 불과 반세기 만에 우리나라를 세계 수위권 경제국가로 발돋움시켰지만 소수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가 고착화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종속되는 불균형을 초래했다.

    ‘선성장 후분배’는 저성장과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 10년간 2%대에서 헤매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배는 소득 상위 1% 사람들이 경제 전체 소득의 15%를 차지하고, 상위 10% 사람들이 47%의 소득을 가져가고 있다.

    이에 동반성장 정책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격차를 해소하고, 이를 통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 커지면서 최근 대기업이 협력업체인 중소기업과 상생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화그룹은 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통해 협력사 저금리 대출 및 자금을 지원하고, 협력사 생산성 향상과 연구개발, 안전 환경 관리, 해외 판로 개척, 교육 및 훈련 등을 적극 돕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협력회사 제조 혁신 인프라 구축 지원 등 ‘경쟁력 강화’, 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 조성, 협력회사에 대한 교육·인력 지원, 협력회사 기술 이전 등 차세대 기술 확보 등 5대 추진과제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주)두산도 중소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통한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3년간 협력 중소기업과 직원에게 총 400억원 규모의 혁신주도형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창원에 본사를 두고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부품 제조협력사의 장기적인 기술력 확보를 위해 30억원 규모의 국산화 개발지원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혀 지역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또 협력사들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협력사 전용 수주 확보’를 통해 협력사의 매출 확대 방안도 모색한다. 동시에 협력사의 기술 지원을 통한 생산 효율성 증대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성과 공유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주요 경영진과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거래 협약식’을 갖고 준법경영, 정도경영 의지를 다지는 모범도 보였다.

    이 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 노력에 정부와 지자체도 지원으로 화답해야 한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대기업 등 내국기업의 상생협력을 위한 기금 출연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 광역 및 기초지자체는 ‘국산화 펀드’ 등을 조성하는 대기업에 대해 자금과 조세 감면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손을 잡고 ‘함께 멀리’ 가는 동반성장문화가 지역산업계에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진호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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