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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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의 경쟁력 어떻게 높일 것인가?- 백자욱(창원대 경영대학 교수)

  • 기사입력 : 2019-05-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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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대학에 희망은 있는가? 다양한 전제가 따르겠지만 희망을 갖기가 매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10년 넘게 동결된 등록금과 폐지된 입학금 등등으로 지원이 줄어든 마당에 무슨 수로 대학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단 말인가? 지난 십수년 대학등록금은 제자리걸음을 하였고, 대학의 발전 또한 답보상태에 있다. 대학이 주도하던 연구발전도 지금은 민간 연구소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누구 하나 소리 내어 대학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대학의 내부 구성원이 별로 없다. 1997년 피터 드러커 교수는 30년 뒤에는 대학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향후 구글을 이길 대학 교수가 없을 것이라고 대학의 위기상황을 예견했지만 대학을 개혁하겠다고 외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누가 우리나라의 대학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대한민국의 대학은 교육부가 관장하고 있다. 인사도 프로그램도 예산도…. 전국대학은 획일화된 정책 아래서 한정된 결정 외에 할 수 있는 게 그다지 많지 않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대학은 이미 생존근거가 되지 못한다. 미래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우리가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교육부는 대학에 관한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 ACE, LINC, PRIME 등 각종 사업과 대학역량평가 등등 특정 방향으로 대학을 몰아가고 있다. 이렇게 해서 대학이 어찌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미래를 개척할 수 있겠는가? 작년 서울시립대학이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실시한 반값 등록금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무상대학으로 간다고 했을 때 학생들은 환영하기보다는 오히려 대다수가 반대했다. 대학생활만족도조사에 의하면 반값등록금이 교육의 질이나 학생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 학생이 응답자 중 62.4%에 달했고, 그 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올라간다고 했다.

    이제 교육부는 돈으로 대학을 자기들 입맛에 맞게 조정할 것이 아니라 대학의 경영을 대학자율에 맡겨 둘 때가 되었다. 대학의 경쟁력은 많은 부분 교수의 역량에 달려있다. 역량이 다른 교수의 연봉은 프로스포츠선수처럼 달라져야 한다. 미국의 경우 대학교수 연봉은 몇만 달러에서 몇백만 달러로 천차만별이다. 2019년 Catie Watson의 보고에 의하면 미국 대학의 교수 평균 연봉은 1억2000만원, 부교수 연봉은 90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받는 교수의 연봉은 코넬 대학 Rosenwaks교수와 예일대학의 Takahashi학장이 각각 36억원과 28억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수의 연봉이 능력에 따라서 크게 다르게 책정되는 것이다. 연구를 잘하는 교수, 강의를 잘하는 교수 등 능력에 따라서 차등대우를 받도록 해야 한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냉혹한 생존경쟁 속에 내몰려 있는 한국의 대학들, 그 중에서 지방대학들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처절해지는 시기가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이 무너진다고 한다. 벚꽃논리대로 지방대학이 순차적으로 문을 닫는다면 교육부 또한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대학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대학의 자율성도 확대해줘야 한다. 향후 5년은 우리나라 대학들의 존폐가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대학의 위기를 맞아 교육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 착각하여 구조조정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오히려 교수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접근법을 제시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대학들이 새로운 경쟁력을 찾게 될 것이다.

    백자욱 (창원대학교 글로벌 비즈니스 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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