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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퇴계와 남명을 만나는 ‘대한민국 선비의 길’- 이래호((주)차이나로 컨벤션 여행사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9-05-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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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계 이황이 1569년 선조에게 사직 상소를 올려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받고 귀향한 지 450년이 지났다. 지난 4월 이를 재현하기 위해 서울 봉은사에서 안동까지 12일간 320㎞를 걷는 위대한 발자취가 있었다. 하루 평균 30㎞ 내외를 이동하며 학자들의 강연과 창수 행사가 이어졌다. 현대인들에게 퇴계가 남긴 삶의 정신적 가치를 널리 공유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었다. 이 행사를 재현한 모든 분이 정말 존경스럽다.

    경남에도 퇴계의 흔적은 많이 남아 있다. 처가가 의령군 가례로, 퇴계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가례 덕곡서원과 동천, 거창 수승대, 합천 함벽루, 진주 청곡사 등이다.

    또 한 분의 조선을 대표하는 대학자가 있으니 합천 출신 남명 조식이다. 처가 역시 김해시 대동면이다. 두 분은 1501년 같은 해에 태어나 조선시대 낙동강을 경계로 ‘좌퇴계 우남명’으로 경상좌도와 우도를 대표하는 대학자였다. 이황이 조식에게 천리신교(千里神交)를 맺자고 출사를 권했으나 조식은 이황에게 하늘의 북두성처럼 사모하나 벼슬에 나아갈 수 없다는 답장을 보냈고,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

    1570년 퇴계가 타계하자 남명은 “같은 해에 같은 도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서로 만나지 못한 것이 운명이로다”라며 애석함을 토로했다.

    4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경상남북도가 퇴계-남명사상 교류 촉진을 위한 상호 협약을 체결하였다. 경북의 퇴계 사상과 경남의 남명 사상의 공동연구와 선비문화축제 교류, 유교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과 문화사업 확대 등이다. 이를 근거로 450년 전 생전에 만나지 못한 두 학자를 지금이라도 만나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퇴계의 길은 서울에서 안동까지, 남명의 길은 선생의 흔적이 있는 김해 산해정에서 출발하여 진주, 산청, 거창, 합천을 거쳐 안동까지 ‘대한민국 선비의 길’을 만들면 어떨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제주 올레 길에 견줄 만한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선비문화에 인문학적 가치가 결합된 ‘도상문화(길 위의 문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래호 (((주)차이나로 컨벤션 여행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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