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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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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해대’ 제외한 저도 개방은 의미 없다

  • 기사입력 : 2019-05-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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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별장이 있는 거제 저도를 올해 안에 임시 개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그러나 바다의 청와대라 불리는 ‘청해대(靑海臺)’는 개방되지 않아 저도 개방의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일 거제출신 김한표 의원에게 “청해대는 대통령 별장 및 경호원 숙소 등이 있어 이번 저도 임시 개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동안 저도를 거제시민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해온 거제시 입장에서 볼 때 청해대를 제외한 저도 개방은 반쪽 개방에 불과하다. 이 경우 저도를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거제시의 계획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도 개방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정부도 경남지역 국정과제를 통해 남해안을 동북아 해양관광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저도를 국민에게 개방하겠다며 저도 관리권을 국방부에서 거제시로 이관해 관광 명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군사·전략적 가치를 내세워 저도 소유권을 넘겨주면 거제시가 대체 기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저도 완전 개방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방부가 청해대를 제외하고 저도를 임시개방하겠다고 밝힌 것은 ‘저도 개방’이 대통령 공약인 만큼 마냥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군사보호구역이라는 핑계로 청해대를 저도 임시개방에서 제외하려고 하지만 청해대는 거제시의 반환 요청에 따라 1993년 김영삼 대통령 당시 대통령 별장에서 해제된 적이 있다. 청해대가 2008년 다시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된 후에도 그 기능은 축소돼 큰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3년에는 해군 간부 부인 등이 이곳에서 파티를 벌여 해군 간부들의 휴양지로 사용된다는 지적을 받았을 정도다. 국방부는 대통령 별장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청해대를 완전 개방해 조선경기 침체로 고용·산업위기를 겪고 있는 거제시가 관광산업으로 부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대통령의 공약을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 청해대를 제외한 저도 개방으로는 관광지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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