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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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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적 지정 시급한 ‘함안 가야리 유적’

  • 기사입력 : 2019-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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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안 가야리 유적’의 사적(史蹟) 지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함안군 주최로 열린 ‘가야리 유적 사적 지정을 위한 학술대회’에서다. 이 유적을 사적으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이 유적 자체의 충분한 사적적 가치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토성의 축성기법과 토목사적 의의 등을 살펴볼 때 가야리 유적은 사적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적은 역사상 중대한 사건과 시설의 자취로 역사의 현장이거나 산업·군사·교통·교육의 유적으로 역사적·학술적인 가치가 클 때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가야리 유적은 역사적·학술적인 가치가 큰 이상 사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둘째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연구를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가야리 유적이 사적으로서 가치는 충분하나 아직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사적으로 지정해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 가운데 아직 미진한 역사적 사실을 밝히기 위해 사적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곳에서는 가야시대 왕궁의 존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인 유적인 토성과 건물지 등이 다수 확인됐다. 또 토성은 지금까지 확인된 가야왕성 추정 성곽 중 가장 잔존상태가 양호하다. 따라서 아라가야의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사적 지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가야사 연구는 사실 많이 미진하다. 김해와 함안, 고성, 경북 고령 등에 고분군이 있으나 그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함안 가야리 유적은 오랜 세월 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라는 이름으로 구전과 기록으로 전해오다 최근 발굴 조사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발굴되고 있다. 수혈식(竪穴式: 구덩식)과 고상식(高床式: 바닥을 땅 위나 물 위에 높게 지은 형태) 건물지 등이 단적인 예다. 이는 철제무기로 무장한 군사집단이 왕성을 방어하기 위해 상시 거주했던 시설로 추정된다. 700년 전의 가야홍련처럼 당시를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길은 가야리 유적의 사적 지정이다. 문화재청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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