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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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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폐교에 ‘캠핑하는 독서학교’ 생길까?

도교육청, 가야면 숭산초 리모델링 계획
70억원 들여 방갈로·목재데크 등 갖춰
교육청 자체심의·도의회 통과 절차 남아

  • 기사입력 : 2019-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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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교육청이 올해 폐교된 합천 가야면 숭산초등학교에 캠핑을 하며 책도 읽을 수 있는 가칭 경남독서학교 설립을 추진한다.

    경남독서학교는 기존 학교건물을 리모델링해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식 공간으로 만들고, 학교운동장에는 방갈로와 목재데크 등을 만들어 캠핑을 할 수 있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존 학교 모습을 최대한 살려 학교를 찾는 학부모들이 향수를 느끼게 하고, 각종 책 관련 프로그램과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경남독서학교에 투입될 예산은 기존 학교 리모델링, 책값, 데크 설치 등에 7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오는 25일 재정계획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경남독서학교 설립에 대한 심의를 할 예정이다.

    가칭 경남독서학교는 박종훈 교육감이 아이디어를 냈다. 박 교육감은 취임 이전부터 버스로 이동도서관을 운영할 만큼 독서교육을 강조해왔고, 옛 구암중학교 폐교에 복합문화공간인 지혜의바다를 선보여 학부모와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때문에 경남독서학교는 지혜의바다에 이은 독서기관 설립 제2탄 격으로 주말에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캠핑을 가더라도 아이들이 놀 공간이 부족하다는 데 착안을 했다.

    앞서 경기도 파주시가 지난 2017년 7월 폐교에 캠핑과 독서를 할 수 있는 전국 최초 독서캠핑장으로 ‘별난독서캠핑장’을 개장하면서 전국 기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이곳은 별빛 가득한 하늘 아래에서 책 한 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독서와 캠핑을 겸하고 있고, 가족캠핑 프로그램, 유아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 중고생 진로독서 프로그램, 방과후학교, 작은 도서관 등 구성원과 연령대를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별난독서캠핑장이 지자체인 파주시가 경기교육청에서 폐교 사용권을 받아 위탁 운영하고 있다면 경남독서학교는 경남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운영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

    경남독서학교가 정상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우선 25일 열리는 재정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도교육청에서 40억원 이상의 투자를 할 경우 외부위원을 포함해 투자심사를 하지만 자체 심사인 만큼 이견 없이 통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넘어야 할 산은 도의회다. 폐교를 활용해 독서와 캠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취지는 좋지만 7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의원들의 공감대가 필요하다. 더구나 박종훈 교육감 취임 이후 각종 기관 설립이 잇따르면서 부정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경남독서학교가 서부권인 합천에 위치하면서 중부와 동부권에서 지역 형평성 문제도 제기할 소지도 있다.

    이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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