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5월 2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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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업인 “정부 원전해체산업 발표는 탈원전 사탕발림”

정부, 물량 조기 발주 등 전략 발표
전문가 “해체산업, 원전시장의 10%
선순환 구조 막혀… 정책 엇박자”

  • 기사입력 : 2019-04-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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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정부가 원전해체사업을 최대한 발굴해 관련 기업을 육성하는 등 새로운 원전해체산업 로드맵을 발표한 것과 관련, 지역원전기업들은 탈원전정책으로 인해 동남권 원전부품 산업은 물론 원전산업 전반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 산업을 제시해 지역 민심을 달리기 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원전해체 시장은 원전 건설·운영 시장의 10%도 안되는 부수 산업인데 원전 산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정부가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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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경남신문 DB/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 해체 물량을 조기에 발주하는 등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확정, 발표했다.

    이는 원자력발전해체산업을 국가 신성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탈원전 에너지전환 정책의 후속조치로 해석된다. 국내외 해체시장 확대에 대비해 생태계 창출 및 산업역량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유로 정부는 내세우고 있다.

    발표안에 따르면 본격 원전해체 시작 전인 2022년까지 해체물량 조기 발주, 상용화 연구개발(R&D) 등 민관 합동으로 대규모 선제 투자를 추진한다. 우리나라 첫 해체 원전인 고리 1호기 해체 착수 이전이라도 원전기업의 초기 일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내 원전해체 시장은 최소 2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또 부산·울산(본원), 경주(중수로해체기술원)에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하고 원전해체 전문 강소기업도 육성한다. 기존 원전 인력도 해체 수요에 맞게 단계적 전환을 유도한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선진국과 공동진출 후 2030년 단독진출을 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이에 대해 도내 일부 원전기업들은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신규 원전 건설 축소 및 해외 원전 수출 난항으로 원전 건설과 안전운영의 선행(先行)주기 기술과 인력 기반이 흔들리는 등 ‘원전 산업 선순환’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해체-폐기물 관리 등 후행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 엇박자라는 지적이다.

    장창희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도 “원전 설계·건설·운영은 해체와 큰 시너지를 내는 관계에 있다. 해체 대상과 비슷한 원전을 설계·건설·운영하지 않고서는 해체 과정에서 방사능 유출 등 어떤 위험에 직면할지 모른다”면서 “따라서 원전해체 시장에도 원전 설계·건설·운영자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탈원전 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원전해체산업은 제염과 해체와 관련된 기술부분은 10~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토목과 건축과 관련된 사업으로 사람들이 주로 하는 일”이라면서 “인건비와 폐기물 처리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시장 규모가 예상보다 작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전문가도 “원전 1기를 건설하면 5년간 약 5조원이 들어가지만, 해체는 1기에 15~20년간 6000~7000억원밖에 들어가지 않아 수익을 비교할 수가 없다”면서 “탈원전 때문에 스러지는 원전산업을 해체만으로 일으키기는 역부족이다”고 꼬집었다.

    원전해체기술을 쌓아도 획득 가능한 시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다.

    관련업계의 연구원은 “세계 원전해체시장 규모는 300~400조원으로 추정하지만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은 기술력이 높아 우리나라에게 일을 맡길 가능성이 낮다. 인도 등 기술력이 낮은 곳으로 가더라도 기술공정을 제외하고 뛰어난 기술이 없어 기술커미션을 받기도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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