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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블랙홀- 이명용(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4-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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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이 늘 상상해왔던 우주의 신비 중 하나인 ‘블랙홀’이 실체를 드러냈다. 그동안 이론과 간접 증거로만 존재하면서 SF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상상력을 제공했던 것이 마침내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블랙홀이 발견되면서 우리는 우주의 신비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갈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커서 심지어 빛조차도 빠져나갈 수 없는 천체를 말한다.

    ▼빛을 흡수할 정도로 엄청난 질량을 가진 존재의 개념은 1784년 영국의 천문학자 존 미셸이 처음 제시한다. 프랑스 수학자 라플라스는 1796년에 “태양보다 250배 크고 지구의 밀도와 비슷한 별의 중력은 너무 커서 빛이 그 표면을 빠져나올 수 없다”며 블랙홀 개념을 다시 한 번 언급한다. 이후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며 블랙홀의 존재를 예언했다. 블랙홀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시기는 1960년대 들어서부터이지만 그동안 그 실체를 설명할 개념은 없었다.

    ▼블랙홀 실체가 드러난 것은 한국, 미국, 유럽 등 연구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연구진이 미국 하와이주 2곳 등 세계 8곳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으로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관측 방법은 8개 전파망원경의 연결을 통해 지구 크기의 거대한 가상의 망원경을 구동해 8곳에서 포착된 전파신호를 분석하고 합성하는 기술이 동원됐다. 관측은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이뤄졌고, 이 후 2년간의 분석과정을 거쳐 지난 10일 공개된 것이다.

    ▼공개된 블랙홀은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5500만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거대 은하(처녀자리) 중심부에 있고,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져 형성된 지름 400억㎞의 고리 모양의 구조 안쪽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량은 태양의 65억 배에 달하며 지름은 약 160억㎞다.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블랙홀의 존재가 100여 년 만에 확인된 것으로 이제 우리에게 어떤 우주의 신비가 다시 드러날지 궁금하다.

    이명용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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