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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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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62) 제24화 마법의 돌 62

“중국이 넓은데 이길 수 있을까?”

  • 기사입력 : 2019-04-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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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판 한쪽에서 일본인들이 왁자하게 떠들고 있었다.

    “중국은 이빨 빠진 호랑이야. 황군이 진격하면 순식간에 초토화시킬 수 있어. 그럼 중국이 우리 일본의 것이 되는 거야.”

    “중국이 넓은데 이길 수 있을까?”

    “우리 해군은 전 세계 최강이야.”

    “나도 중국으로 가고 싶은데….”

    일본인들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그들은 웃고 떠들더니 갑자기 군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바다에 가면 물에 젖은 시체

    산에 가면 풀이 난 시체

    천황을 위하여 죽는다면 편안하게 죽으리



    ‘바다에 가면’이라는 제목의 일본 군가다. 일본인들은 곳곳에서 군가를 불렀다.

    “일본과 중국이 전쟁을 해요?”

    류순영이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 것 같소.”

    “그럼 일본이 이겨요?”

    “모르겠소. 청일전쟁은 일본이 이겼소.”

    “중국과 전쟁을 하면 조선은 어떻게 돼요?”

    “모르겠소. 조선이 직접 전쟁을 하지는 않겠지만 영향을 미칠 것이오.”

    “우리도 조심해야 하겠네요.”

    류순영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배는 오랫동안 항해를 계속했다.

    관부연락선이 마침내 부산에 닿았다. 이재영은 곧바로 여관에 들고 이튿날 오전에 부산에 있는 삼일상회를 찾아갔다. 부산의 삼일상회는 이재영의 사촌동생 이재일이 경영하고 있었다. 대구의 삼일상회 다음으로 컸다.

    “형님, 오셨습니까?”

    잿빛의 도포를 입은 이재일이 고개를 숙였다.

    “별일 없나?”

    이재영이 이재일과 악수를 나누었다.

    “예.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형수님은 더 미인이 되신 것 같습니다.”

    이재일은 류순영에게도 인사를 했다.

    “서방님도 인물이 훤해지셨어요.”

    류순영이 미소를 지었다. 이재영은 이재일과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대구로 돌아온 것은 봄날의 저녁 해가 어둑하게 기울고 있을 때였다.

    이재영은 이튿날부터 상회운영에 몰두했다.

    이재영은 자동차를 한 대 샀다. 장사를 하기 위해 다니면서 기차를 타고 다니는 일이 어려웠다.

    일본에는 자동차 공장이 있었으나 조선에는 없었다. 미국에서 차를 수입하는 일이 많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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