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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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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60) 제24화 마법의 돌 60

“당신이? 어떤 방법인데?”

  • 기사입력 : 2019-04-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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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순영이 걸음을 멈추고 5층짜리 건물을 바라보았다.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이다.

    “저 건물도 수백 년 동안 무너지지 않을 거요. 서양에는 콘크리트 건물이 아주 많소.”

    “그럼 시멘트가 많이 필요하겠네요?”

    “그렇소.”

    “시멘트를 만들려면 석회가 필요하고….”

    류순영은 시멘트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저건 벽돌이죠? 붉은 벽돌….”

    류순영이 손으로 가리킨 것은 언덕에 있는 교회 건물이었다. 일본은 개화를 한 뒤에 교회가 많아졌다. 조선에도 시골까지 교회가 파고들고 있었다. 시모노세키 번화가를 두 시간 정도 걸었다.

    “그렇소. 이제 식사나 합시다.”

    이재영은 시모노세키 번화가에서 식당에 들어갔다. 생선회를 파는 식당이었다. 음식도 정갈하고 종업원들도 단정한 옷을 입고 있었다.

    “여보오.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한창 식사를 할 때 류순영이 기분이 좋은지 애교를 섞어 말했다.

    “당신이? 어떤 방법인데?”

    “석회가 많은 산을 알고 있어요.”

    “석회가 많은 산이 돈이 된다는 말이오?”

    “그럼요. 금이 많은 산이 돈이 되잖아요?”

    금이 많은 산은 당연히 돈이 된다. 금을 발견하면 일확천금을 갖게 되어 조선의 갑부가 된다. 조선은 금광 열풍이 불고 있었다. 금을 찾아 헤맨 사람들이 들끓었고, 금광을 발견하여 부자가 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석회로 돈을 번 사람이 있소?”

    “있어요. 수원 출신의 백선행이라는 과부가 석회가 나오는 걸 알고 평양의 만달산을 사서 많은 돈을 벌었대요.”

    이재영은 처음 듣는 이름이다.

    “어떻게 그 사람을 알고 있소?”

    “별건곤이라는 잡지에서 봤어요.”

    별건곤(別乾坤)은 별세계라는 뜻인데 흥미 위주의 잡지다. ‘심야에 여대생 기숙사에서 일어난 일’ ‘인육만두를 파는 중국집’ 등 흥미를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실었다. 삼천리라는 잡지는 ‘조선의 재벌 해부’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석회가 어디서 많이 나오고 있소?”

    “그건 비밀이에요.”

    “허어.”

    “나에게 돈을 좀 줘요. 내가 많은 돈을 벌어줄 테니.”

    류순영이 생글생글 웃었다. 이재영은 건성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시모노세키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여관에 들어가 쉬었다. 이재영은 류순영과 함께 술도 마셨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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