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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손상- 박희연(창원 상일초 교장)

  • 기사입력 : 2019-04-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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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이맘때 입대한 작은아들이 휴가를 나온 주말 저녁에 모처럼 가족회식을 했다.

    그런데 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 몇이서 식당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란을 피우는 모습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이런 모습에는 아랑곳없이 연신 소주잔을 기울이며 자기네들만의 이야기에 빠져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한 아이를 불러서 왜 뛰어다니느냐고 물었더니 어른들은 자기네끼리만 술 마시고, 이야기 나누면서 아이들에게는 관심도 없단다.

    집에서도 식당에서도 아이들 이야기에는 관심도 안 가져 준다면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 것이며, 무슨 일을 하며 지내게 될까? 자기들만의 놀이를 찾게 될 것이고, 그런 현상이 길어지면 가족관계를 비롯한 여러 관계에서 애착 손상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인간관계라 하면 보통 ‘두 사람의 관계’ 혹은 ‘다수와의 관계’를 떠올린다. 그런데 그 관계에 손상이 생기게 되면 예상치 못한 사회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정서 불안, 부모 폭행, 은둔형 외톨이, 더 나아가 분노 조절 장애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왜 이렇게 될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부모와 자식 간의 애착관계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특히 요즘은 핵가족화의 진행과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부모에 의한 돌봄이 정상적이지 않은 데다가 형제도 많지 않아서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위로받을 존재가 없다는 사실이 이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과거의 가족관계는 부모들이 일하러 나간 사이에도 칠 남매, 팔 남매들이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보듬어 주고 이끌어 주는 돌봄 공동체로서의 가족관계가 존재했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한 실정이다. 아이들은 부모든, 조부모든, 형제든, 친구든 단 한 사람만이라도 애착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나빠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것을 보면 애착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오늘은 일을 조금만 적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1시간만 줄여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자녀와 가족들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보면 어떠할까?

    박희연 (창원 상일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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