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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자영업 역량 강화 필요하다- 윤동주(창원시 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

  • 기사입력 : 2019-04-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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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1980년대 스웨덴 출신 보컬그룹 ‘아바’의 히트곡 ‘The Winner Takes It All’이 생각난다. 곡 제목을 굳이 우리말로 하자면 ‘승자독식’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그때나 지금이나 좋아하는 노래들 중 하나인데, 어째 우리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최근 창원, 김해지역의 대형유통점 입점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대기업 간 힘겨루기의 결말이 노래 제목처럼 되지는 않을까 해서 씁쓸한 기분이 든다.

    돌이켜보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대형유통점 간의 이런 싸움은 대형유통점이 생겨나면서부터 있어 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흔히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형유통점의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 규제를 실시하여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려 했지만 이 역시 근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올해도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해보다 3985억원 증액한 2조844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사업과 전통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대비 1616억원 증액한 5370억원 규모로 지원예산을 확대하여 밑바닥 경제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지난 정부에서도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전통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지원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나아졌다”, “좋아졌다”라는 말을 듣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일환으로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은 상승률 약 29%로 매우 높은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지게 되었고 폐업까지 고민한다는 말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부 정책만 탓하기보다는 어떻게 생존해서 무슨 먹거리로 미래를 그려야 할지를 고민하고,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보다 생산적인 행위일 것이라 생각한다.

    사업은 크게 수익과 비용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입장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비용이 증가하였고 당연 이익이 줄어 어렵게 되었다. 다시 말해 비용이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수익이 늘어야 했는데 수익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자영업 저수익 요인은 저숙련 생계형 자영업과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가 주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일자리 부족과 구조조정으로 40~50대에 퇴직한 장년층이 저숙련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었다 폐업하고 다시 창업을 반복하다 보니 수익에 한계가 있는 자영업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소비자 트렌드는 온라인 모바일 쇼핑으로 이동하면서 자영업 점포는 쳐다보지 않는 구조로 바뀐 지 오래다.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 변화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뿐 아니라 기존 대형유통점도 위협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백화점 폐점도 잇따르고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언제까지 최저임금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최저임금 정책의 수정 요구에 정부의 입장이 변화되고 있는 것 같아 그나마 숨고르기를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는 소상공인들 스스로가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할 차례다. 자영업과 전통시장을 대변하는 단체에서는 조직을 강화하고 구성원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변화하는 소비자·유통 트렌드를 분석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백종원 인터뷰에서 “골목상인들 원가도 몰라… 십중팔구 망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 정도로 우리 자영업이 취약하다는 말일 것이다. “원가를 계산할 줄 알아야 인건비, 임대료, 상권, 메뉴 중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아침·점심 메뉴가 8000원이면 너무 비싸다. 3000원, 5000원짜리 메뉴를 내놔야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사먹고 외식업이 살아날 수 있다”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누구를 잘했다 잘못했다 말하기 이전에 자영업자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윤동주 (창원시 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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