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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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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췌장염’ 증상과 치료법

갑자기 배 아프다 누르면 더 아프다

  • 기사입력 : 2019-04-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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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성췌장염은 췌장에 발생하는 염증성질환으로 경증일 경우 염증이 췌장에 국한돼 발생하지만 심할 경우에는 염증이 췌장 주변 장기까지 손상을 주는 질환이다. 대부분 경증으로 발생해 금식만으로 자연히 치료되는 질환이나 일부에서는 췌장의 심한 괴사가 진행되고 주변 장기에 염증 손상을 주면서 다발성 장기부전을 초래해 사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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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췌장염은 대부분 반복적인 음주를 하는 환자 중에서 복통을 동반하는 경우 많이 볼 수 있다. 그 외에는 기존에 담석증이 있어 담석으로 인한 급성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지만 고지혈증 약을 복용해오던 비만환자가 약을 중단한 후에 발생하기도 한다. 또 당뇨 약을 처음 복용하면서 급성췌장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에서는 급성췌장염의 원인을 찾다가 췌장암이나 췌관의 선천적 기형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고칼슘혈증, 유전적원인, 자가면역질환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췌장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되는 질환이나 극히 일부에서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급성췌장염의 진단은 복통과 췌장 효소수치인 아밀라아제·리파아제의 상승, 영상학적 췌장염의 소견 중 2가지 이상이 있을 때 진단하게 된다. 보통 급성췌장염을 진단하는 중요한 증상은 복통이 심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복통은 참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며, 호전 없이 하루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배를 눌렀을 때 통증이 더 심하고, 췌장 주변으로 염증이 파급될 경우 복부 전체에 통증이 있으면서 복부의 긴장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전형적인 췌장염과 관련된 복통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발열, 오한, 구토, 전신통증 등을 호소하며 내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전형적인 상복부 복통 및 압통이 나타나므로 췌장염과 관련된 급성복통이 나타날 경우 관련된 혈액검사 및 영상학적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혈액학적 검사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항목은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중성지방, 혈청 칼슘, 빌리루빈, AST, ALT, ALP(알칼리인산분해요소), rGTP 등이 있고, 그중에서 아밀라아제, 리파아제가 췌장염 진단에 있어 중요하다. 하지만 아밀라아제는 췌장뿐 아니라 침샘과 다른 부위에도 있으며, 신부전 환자에서도 상승할 수 있어 아밀라아제가 상승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서 췌장염이라 진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아밀라아제 수치상승과 함께 리파아제 상승이 췌장염 진단에 있어 중요하다. 리파아제는 주로 췌장에서 생산되며, 아밀라아제보다 특이도가 더 우월하므로 췌장염 진단에 있어 리파아제가 더 추천된다. 하지만 아밀라아제, 리파아제가 정상인 경우에도 급성췌장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두 혈중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췌장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최근 음식문화가 서구화되고 비만환자가 늘면서 고중성지방혈증에 의한 췌장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환자들에서는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수치가 정상을 보인다. 또한 만성췌장염환자는 급성췌장염이 동반된다 하더라도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수치의 상승을 보이지 않으므로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염을 진단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아밀라아제, 리파아제가 정상인 경우에도 췌장염의 전형적인 복통이 있을 경우에는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해 급성췌장염을 감별해야 한다.

    최근에는 복부전산화단층촬영(복부CT)이 급성췌장염의 진단뿐 아니라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복부CT검사를 해보면, 급성췌장염을 진단하는 데 핵심역할일 뿐 아니라 급성췌장염의 중증도 및 타 장기로의 염증 파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췌장의 괴사 여부와 정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담도계로 인한 췌장염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CT검사 외에 초음파검사가 치료방향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급성췌장염의 원인 중 담석으로 인해 발생되는 췌장염을 진단한 경우 역행성췌담도조영술(ERCP)을 통한 담석제거를 시행하는 것이 췌장염의 치료에 꼭 필요하다. 간혹 췌장염을 유발할 만한 원인이 없으면서 복부CT검사에서 췌장염이 있고, 혈액검사에서 빌리루빈, AST, ALT, ALP(알칼리인산분해요소), rGTP가 상승해있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복부초음파검사를 진행해 CT에서 보이지 않았던 작은 담낭 담석이나 총담관 담석에 의한 담관의 확장을 확인해야 한다. 비록 복부초음파가 담석을 확인하는 민감도가 낮다 하더라도 담석성 급성췌장염 환자에서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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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진수신 과장이 역행성췌장도조영술(ERCP)을 통해 환자의 담도를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초음파나 CT검사 상에서 담석이나 담관석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빌리루빈 등이 상승해 있을 경우 복부 MRCP검사를 해봐야 한다.

    MRCP검사는 담관 담석의 유무를 확인하고 췌담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검사이다. 하지만 비용이 비싸 복부CT검사나 초음파검사로 담관 담석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혈액검사에서 담석성 췌장염이 의심될 경우 진단을 위해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담석성 췌장염과 다른 원인에 의한 췌장염의 구분은 치료와 예후에 영향을 주므로 영상검사를 통해 췌장염의 원인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담도염을 동반하고 담도폐쇄가 있는 환자는 역행성췌장도조영술(ERCP)을 통한 담관 담석의 제거가 합병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므로 빠른 시간 안에 영상검사를 통해 담석성 췌장염을 진단해야 한다. 대부분의 담석성 췌장염은 담낭 내에 있는 담석이 총담관으로 흘러나와 췌관을 막아 발생한다. 그러므로 평소 담낭에 담석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복통 등이 발생할 경우 바로 응급실로 내원해 혈액검사와 영상학적 검사를 진행하고 조기에 급성췌장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췌장염의 치료는 경증의 경우 대부분 적극적인 수액요법을 포함한 보존적 치료를 통해 좋아진다. 하지만 중증 괴사성 췌장염에 감염이 동반될 경우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며, 일부 환자는 다발성 장기부전에 빠질 수도 있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복통과 압통이 발생하고 지속될 경우 통증이 호전될 때까지 있어서는 안 되며, 바로 내원해 적절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췌장염의 원인은 다양하며 담석성 췌장염의 경우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예후에 중요하므로 검사를 통해 최대한 빨리 췌장염을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진수신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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