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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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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가 생각하는 청렴- 박성준(창원시 공무원)

  • 기사입력 : 2019-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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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지방직 공무원으로 창원시에 근무하고 있다. 1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면서 인허가 업무도 제법 많이 봤지만 금품이나 향응을 요구한 적도 없을 뿐더러, 말단 공무원에게 청탁이 들어올 일도 만무하기에 청렴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비위와 연관된 사람은 대부분 고위 공무원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력, 나이, 직책과 관계없이 비위가 발생되는 것을 보고 공무원 조직이 그동안 청렴문화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왜 비위가 그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최근에 발생되는 비위는 자기 관리의 실패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특히 금품수수와 관련된 비위의 경우 도박이나 과소비 등의 경제적 관리 미흡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비위는 몰라도 금품수수와 관련된 비위는 절대 발생되면 안 된다. 이는 개인 일탈의 문제를 넘어 전체 공무원들을 모독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한편으로는 왜 몇 명의 개인적 일탈로 공무원 전체가 욕을 먹어야 하는지 억울하기도 하다. 또한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비위 발생 시 특혜를 받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방직 말단 공무원들은 특혜는커녕 오히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해당 법률에 따라 처벌은 처벌대로 받고 별도로 징계까지 받는다. 그래서 왜 공무원은 이렇게 엄격한 잣대에 놓일까라는 의문도 있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공무원들이 법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법은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도 없고 수시로 개정하기도 어렵다. 또한 분쟁이 생겼을 경우 법적 판결을 받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국민들은 행정이 보다 적극적이고 더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 공무원은 법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러한 숙명이 큰 짐이 되는 한편, 순간순간 유혹에 휘둘리는 상황이 올 때 바로잡아주는 버팀목이라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가끔은 너무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공적으로는 청렴한 공직 문화에 크게 기여하고, 사적으로는 성숙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버닝썬 게이트로 공무원들이 또 비난을 받고 있다. 사실 필자는 처음에는 큰 사명감 없이 여러 가지 직업 중 단지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그러나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자랑스러웠으면 좋겠다. 청렴한 공직 문화 조성으로, 무사히 공직을 마친 것만으로도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박성준 (창원시 공무원)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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