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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네이버가 지역언론에 공정한 기회를 준다면…- 이상규(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9-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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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해 한국기자협회 산하 경남울산협회가 선정한 경남울산기자상 대상 아이템은 ‘60억원 들인 엉터리 환경부 항공기 소음 측정값’(경남신문 2018년 10월 24일)이란 기사였다. 이 기사는 지역에 반향이 큰 기사였지만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는 주요 기사로 다루지 않았다.

    #2. 부산일보는 지난 2월 28일 부산 광안대교를 러시아 화물선이 충돌한 사건을 가장 먼저 동영상을 첨부해 1보를 전송했지만, 네이버 뉴스 검색 상단은 뒤따라 쓴 서울의 제휴 매체 기사로 채워졌다.

    #3. 지난 2월 19일 ‘대구 대보사우나 화재’ 기사를 오전 8시 14분 속보기사로 전송했다. 하지만 뉴스 검색 상단은 5분 후 뒤따라 쓴 연합뉴스 기사와 서울의 제휴 매체 기사로 채워졌고, 매일신문 기사는 이후 검색 순위 뒤로 밀려났다.

    신문협회보가 최근 ‘지역언론 홀대 넘어 지역언론 죽이는 포털’이란 제목으로 예시한 포털의 지역신문 홀대 사례다. 지역뉴스가 포털에서 차별받는 일은 매일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뉴스편집에서 손을 떼고 ‘구독자’ 중심의 모바일 뉴스 환경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독자’를 늘릴 수 있는 언론사는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어 네이버 채널 리스트에 올라 있는 44개 서울 매체에 불과하다. 그 리스트에 오른 지역 신문은 한 곳도 없다. 콘텐츠 제휴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뉴스 편집 첫 화면에서 소외돼왔던 지역 정론 언론은 이제 네이버에서 구독자를 늘릴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우리나라 신문시장은 조선 중앙 동아로 대변되는 3대 메이저 중앙지가 70% 안팎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신문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들 3사의 과점은 유지되고 있다. 선진 외국은 디지털(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하는 데 힘을 기울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에서도 몇몇 언론사서 디지털 유료 독자 확보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기자들이 공을 들여 쓴 기사라도, 기사가 공짜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포털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OECD 소속 회원국과 비교할 때 포털과 모바일을 통한 뉴스 유통 비중이 매우 높다. 이에 언론사들은 네이버 첫 화면 상단에 자사의 기사가 노출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혈투를 벌이고 있다.

    한때 온라인은 평등하다고 믿은 적이 있다. 경제적·사회적 격차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자료 접근과 참여가 가능하고, 소통이 가능하므로…. 성별과 지역·학력·출신에 상관없이 콘텐츠만 뛰어나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스 시장에선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해서 지역언론은 “네이버, 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지역 언론과의 제휴를 대폭 확대하고 독자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뉴스를 구독할 수 있도록 뉴스 선택권을 돌려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모바일뿐 아니라 인터넷도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한 ‘지역기반 뉴스 서비스’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므로, 해당 지역주민에게는 해당 지역매체 및 기사가 포털 웹·모바일에 우선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한편에서 이런 의구심과 두려움도 생긴다. 네이버가 지역언론에 공정한 기회를 준다면 지역언론은 정말 사랑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이상규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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