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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투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김호일(창녕향교 전교)

  • 기사입력 : 2019-04-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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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 가운데 금은 우리 인간에게 가장 귀한 몸으로 대접을 받고 있고 은과 동은 그 뒤를 따른다. 이러한 대접을 받는 것은 첫째 지구상에 양이 적다는 희귀성이고 둘째 땅과 물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영구성이고 셋째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발광성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동중국해에서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놓고 영유권 분쟁이 격화됐을 때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키로 압박하자 일본이 구금하고 있던 중국 선원을 석방하는 등 중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으니 이 또한 희토류가 귀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어느 서원의 춘향제 행사 때 희귀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81세의 노인인데 상투를 틀고 갓을 쓰고 구리 수염을 한 자나 길러, 산에 가서 머리를 풀고 있으면 산짐승인가 의심할 정도로 조선시대 선비의 모습이었다. 그는 합천 가야산 자락에 사는 청주 한씨로 호는 소은이고 이름은 상우이다. 증조부 일봉 선생은 면우 곽종석과 친구이고, 조부 일재 선생은 곽면우의 제자로 인천재를 지어 제자를 길렀고, 부친은 정산 선생으로 강성재를 지어 후학을 길렀고, 상우씨는 정산공의 아들로 4대가 선비의 가문으로 옛 전통을 이어오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유학자 집안이다.

    이분의 희소가치는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5000만 인구 중 상투에 갓을 쓰고 수염을 기른 사람이 몇 명 없으니 희소성으로만 보면 엄청난 가치일 것이다.

    필자는 이 분과 예부터 친구로서 하룻밤을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지새우면서 자네는 금은보다, 희토류보다 귀한 몸이라 값이 얼마나 나갈는지 시장에 가격이나 한번 띄워보자고 농담했다. 상투와 수염 관리가 어렵지 않느냐고 물으니 습관이 돼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 신체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라 깎지 않고 보존해 옛 관습을 이어오고 있으니 그 정신 놀랍도다.

    꽃향기는 백 리 가고 덕 있는 사람의 향기는 만 리 간다 했으니 썩은 냄새가 나는 인간들이 판을 치는 세상, 이분의 향기는 만리까지 뻗치리라.

    김호일 (창녕향교 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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