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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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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아픈 그 이름 통풍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그는 괴로워했다
요산이 관절에서 결정 형성해 염증 일으켜
갑자기 관절 붓고 심하게 아프면 의심

  • 기사입력 : 2019-03-3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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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풍은 우리 몸의 요산이 관절에서 결정을 형성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우리 몸의 요산은 퓨린이라고 하는 우리 몸의 중요성분이 대사되고 남긴 물질로 신장과 장으로 배출되면서 그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간혹 퓨린이 많은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거나 신장기능 저하로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고요산혈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고요산혈증의 결과로 요산이 결정으로 만들어져 관절에 쌓이고 염증을 일으키면 통풍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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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풍이란

    통풍이라는 이름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이라고도 하고, 갑자기 아프다가 바람처럼 사라진다고 해서 통풍이라고 한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고대로부터 알려진 병으로 기름기 많은 음식 섭취와 과도한 음주와 관련이 있으며 그러한 식생활이 가능했던 왕이나 귀족에서 주로 나타나 ‘왕의 병’, ‘귀족병’, ‘부자병’으로 불려 왔다.

    역사적으로 알렉산더 대왕, 루이 14세,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괴테, 뉴턴, 원나라 황제 쿠빌라이칸 등 수많은 왕이나 귀족들이 통풍으로 고통받았으며, 북한의 김정일, 김정은도 통풍을 앓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고요산혈증 및 통풍의 전체 인구에서의 유병률이 증가 추세에 있다.

    미국에서 고요산혈증은 남성 21.2%, 여성 21.6%로 조사된 바 있으며, 국내 일부 연구에서는 남성 15%, 여성 4.1% 정도로 보고된 바 있다. 통풍의 유병률도 미국에서 남성 5.9%, 여성 2.0% 로 보고되었으며, 국내에서는 2008년 기준 남성 0.7%, 여성 0.08% 로 보고됐고 이는 7년간 2.3배가 증가된 것이다.

    국내 자료가 여러 가지 이유로 실제보다 낮게 조사된 것으로 보이지만 육식, 기름진 음식으로의 식생활 변화로 통풍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로 보인다.

    ◆증상

    통풍의 증상은 관절이 갑자기 붓고 밤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심하게 아픈 것이다. 대부분 첫 번째 엄지발가락 관절에 나타나며, 그 외 발목, 무릎, 손목, 손가락, 어깨 등에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적절하게 치료를 받으면 빠르게 호전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통풍이 만성적으로 진행하면 요산결정이 쌓여서 관절 주위로 혹처럼 생긴 결절이 형성되고 뼈가 파괴된다. 또한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면 신장기능이 떨어지고 신장결석이 형성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가 꼭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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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과 치료

    통풍의 가장 정확한 진단은 관절이 부었을 때 주사기로 관절액을 뽑아서 편광현미경으로 요산결정을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이 통풍에 합당하고 요산 수치가 높은 경우에는 통풍으로 진단할 수 있다. 간혹 류마티스 관절염, 척추관절염 등의 다른 관절염과 혼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세심한 진단이 필요하다.

    통풍의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와 요산수치를 낮추는 치료 두 가지가 있다.

    관절이 붓고 아플 때에는 염증을 낮추기 위해 관절에 직접 주사를 맞거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복용해서 증상을 개선시켜야 한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치료가 끝난 것은 아니고, 장기적으로 요산을 낮추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예방법

    대부분의 통풍 환자들은 요산수치가 높으며 요산수치를 낮춰야만 통풍 재발작, 통풍결절, 통풍결석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요산을 효과적으로 낮춰주는 좋은 약물들이 개발돼 큰 부작용 없이 좋은 경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약물복용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요산을 낮추는 목표 수치는 5~6mg/dl 이하인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요산수치를 낮추는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임의로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통풍 재발의 위험이 아주 높아진다. 약물복용과 함께 생활요법을 병행해야 하는데 금주와 체중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몸의 요산을 올리는 음식으로 소고기, 돼지고기, 멸치, 꽁치, 고등어 등의 등푸른생선, 가리비, 홍합 등의 해산물, 과당이 많은 탄산음료, 맥주 등의 주류 등이 있지만, 이러한 모든 음식들을 제한한다고 해서 요산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에 최근에는 지나친 식이조절을 권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술, 청량음료, 과도한 육류 섭취는 피해야 하며, 체중을 줄이도록 운동과 식사량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통풍은 고혈압, 당뇨, 비만과 함께 온다. 통풍이 진단되면 약물치료와 함께 고혈압, 당뇨, 비만과 같은 대사성질환에 대한 검진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통풍은 한 번 오면 고통이 극심하기 때문에 많이 두려워하는 질환이지만, 치료가 비교적 용이하고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므로 크게 걱정하지 말고 전문의의 치료에 잘 따르면 좋은 경과를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통풍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약물 복용, 금주, 체중조절이 되겠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희연병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정용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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