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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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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51) 제24화 마법의 돌 51

‘일본이 뭔가 이상하게 변해 가고 있어’

  • 기사입력 : 2019-03-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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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영은 류순영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입술이 부드럽다.

    ‘일본에 다시 나가자.’

    이재영은 이튿날 부산에서 일본으로 떠났다. 시모노세키에서 도쿄로 간 뒤에 거대한 규모의 상점과 공장들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다. 전에도 공장을 구경한 일이 있었으나 일본은 몇 년 만에 더욱 발전한 것 같았다.

    ‘일본은 무섭게 발전하는구나.’

    일본의 거대한 공장을 보고 이재영은 감탄했다.

    ‘조선에도 기술문명시대가 올 것이다.’

    이재영은 그렇게 생각했으나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돈을 쉽게 버는 곳은 어디인가?’

    이재영은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금융사업에 생각이 미쳤다. 은행과 보험 등 금융업이 돈을 벌고 있었다. 전당포며 고리대금업을 하는 사람들 중에도 알짜 부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금융업에 손을 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본이 뭔가 이상하게 변해 가고 있어.’

    일본은 총과 탄약, 포탄, 군복 생산을 대규모로 하고 있었다. 군인도 수십만 명에 이르렀다. 일본 내의 분위기도 살벌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저렇게 군인이 많은데 전쟁을 하려는 것인가?’

    이재영은 소름이 끼치는 기분이 들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군인들이 활개를 치게 되고 사업은 어려워진다.

    ‘자금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영은 사업을 확장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작은 상점을 여러 개 소유하는 거야.’

    이재영은 대규모의 백화점보다 작은 상점들이 유망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조선으로 돌아왔다. 대구에 여러 개의 상점이 있었으나 부산에도 상점을 냈다. 전쟁을 하게 되면 쌀이 부족하게 될 것이다. 이재영은 쌀을 구매하여 창고에 저장했다. 그러나 전쟁은 곧바로 일어나지 않았다.

    ‘어허. 이러다가 쌀이 썩겠구나.’

    이재영은 탄식했다. 일본으로 수출도 여의치 않았다. 일본인들과 미곡상들은 봄에 씨를 뿌릴 때부터 농부들과 헐값으로 계약을 했다. 돈이 필요한 농부들에게 미리 돈을 주고 약정을 하여 헐값으로 사들였다. 가을이 되면 농부들은 쌀을 모두 내주어야 했다.

    농부들은 농사지은 쌀을 내주고 새로 쌀을 사야 했다. 그러나 돈이 없는 농부들은 쌀을 살 수 없었다. 춘궁기가 되자 농부들이 더욱 곤궁해졌다. 일본인들은 고리대금을 풀어 돈을 갚지 못하는 농부들의 땅을 빼앗고 딸을 빼앗아 첩으로 삼았다. 겨울과 봄을 지나면서 얼어 죽고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우리 창고에 쌀이 많잖아요? 썩기 전에 나누어 주세요.”

    류순영이 가게에 와서 말했다.

    “나누어주라고?”

    이재영이 놀라서 류순영을 쏘아보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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