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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선거제도 개혁, ‘거래’가 필요하다- 김진호(정치부 서울취재본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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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정치부 서울취재본부 부장


    진화는 보수적이다. 국회의원 선거법도 1948년에 제정된 이래 여러 차례 개정이 있었지만 크게 보면 보수적이라 할 수 있다.

    1988년엔 1987년 10월 개정된 제6공화국 헌법 취지에 부합되도록 선거법을 손봤다. 선거구를 지역구와 전국구로 나누면서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1994년엔 공직선거법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제정됐다. 골자는 선거권을 19세 이상으로 한 살 낮췄으며, 의원 정수를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300명으로 했다.

    국회가 내년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공직선거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여야 4당은 지난 17일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고정한 채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선거제도 개편안에 합의했다. 연동형은 50%만 적용하기로 하고 석패율제도 도입키로 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지역구는 253석에서 225석으로 28석 줄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28석이 늘어난다. 청소년 참정권 확대를 위해 선거권은 18세 이상으로 낮췄다.

    선거제도 개정안과 함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기로 했다.

    이들 3법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반대와 위헌소지 등의 이유로 결사저지에 나섰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석패율까지 도입하면서 비례대표 의석수 배분 산식(算式)이 매우 복잡해졌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방법을 설명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은 산식이 필요 없다”고 말해 한국당 등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정당이 득표한 만큼 의석을 가져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효율적으로 하려면 의원정수를 100명 정도 늘려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은 의원 정수를 300명 이내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복잡한 선거제도가 만들어졌다.

    지역구 의석이 감소하는 것도 의원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

    경남의 경우 현재 16명에서 1명 줄어 15명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인구 105만여명인 창원의 경우 5명에서 4명으로 줄 수 있다.

    유권자들은 자기가 찍은 후보가 당선되기를 원한다. 선거법 개정안이 이런 바람을 담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문제가 많으면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돼도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동시에 패스트트랙에 태운다면 부결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당장 제1야당인 한국당에 이어 바른미래당도 당내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치는 ‘때 묻은 거래’이다. 여야는 선거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합의로 처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거래도 해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법에 촛불혁명 정신을 담으려는 의지가 있다면 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김진호 (정치부 서울취재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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