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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거판 단골 메뉴 ‘막말’

  • 기사입력 : 2019-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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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현 (사회2부)


    선거가 한창이다. 보궐선거다. 이번 선거를 보는 통영 고성 사람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남들 안 하는 선거한다며 몰려다니니 남사스럽고 부끄럽다고 한다. 그래도 선거를 해 즐거운 사람도 꽤나 된다. 선량을 기대해서일까. 천만의 말씀. 경기 어려운데 선거한다고 며칠이지만 일당 받는 운동원에 뽑히고, 차량 대여하고, 앰프 빌려주고, 인쇄하고, 저녁에 식당에서 밥도 좀 먹어주니 그나마 살 것 같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내년에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열리는데 굳이 1년짜리 국회의원을 왜 뽑아야 하는지 의문이란다.

    어쩌다 국민의 대표를 뽑지 말자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 됐을까. 선거판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자신을 알리고,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면 된다. 유권자는 도덕적으로 깨끗한지 검토하고 ‘이 사람이면 우리 동네가 좋아지겠구나’하는 판단을 하면 된다. 유세현장은 자기 공약 알리기보다는 상대방 흠내기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후보 3명 다 경제 살리기, 다리 놓거나 길 만들기, 규제 줄이기 등 다를 게 별 없다. 지난해 시장 군수 선거 때 나온 것과도 별 다르지 않다. 선거판 단골메뉴인 ‘막말’은 이번에도 안 빠졌다.

    백두현 고성군수가 아이디어를 내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이 뭉쳐보자며 시군행정협의체를 만들었다. 지난 1월 21일 고성군청에서 백 군수, 변광용 거제시장, 강석주 통영시장이 모여 행정협의회를 하고 7건의 상생안도 만들었다. 백 군수는 이 자리에서 “역사적으로 하나였던 세 지역이 다시 하나로 뭉쳐 상생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했다. 지난 2월 통영서 열린 대학축구연맹전서 세 지자체는 공동으로 부스를 만들고 관광 홍보 마케팅을 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그런데 지원 나온 분들이 찬물을 쫙 끼얹었다. 23일 오후 통영중앙시장 입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통영의 발전은 통영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 양문석은 통영을 확고한 고향으로 하는 사람이다. 통영 발전은 통영 사람에게 맡기자”고 했다. 기동민 의원은 “당대표와 아주 친한 분을 공천했더라. 고성군, 공안검사 출신이라고 한다”며 한국당이 통영 후보를 떨어뜨리고 고성 후보를 선택했다는 의미로 말했다. 한국당 후보는 고성 출신이고 민주당 후보는 통영 출신이니 통영 사람들은 통영 사람을 뽑자고 지역주의 발언을 했다. 통영 인구 13만, 고성인구 5만. 이걸 전략이랍시고 뱉었다. 이런 소지역주의 발언으로 같은 당 백두현 군수의 그간 노력에 흠결이 생겼다.

    타 당이 당규에 따라 후보로 선출한 사람을 ‘깜’도 안 된다고 말한 자유한국당 대표나 그 말에 화 난다고 ○○랄~ ○랄 등 거친 말을 하는 후보가 진정 지역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참 투표하기 싫다.

    김진현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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