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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창원경제, ‘인공호흡기’ 벌써 떼야 할 것인가- 유진상(창원대 건축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9-03-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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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호흡기를 떼느냐 마느냐. 안락사 문제는 의료계의 영원한 화두다.

    하지만 경제는 안락사 대상이 아니며 죽을 수도 없는 팔자다. 인간의 경제활동은 신석기시대 농경으로 잉여생산물이 생긴 이래로 계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다시 구석기로 갈 수는 없다. 경제 생존권을 포기하면 죽지도 못하고 평생 병든 상태로 고통받아야 한다.

    지난해 창원시 진해구가 장기간 지속되어온 조선산업 불황 여파로 경제 위기에 처하자 정부는 1년간 쓸 수 있는 인공호흡기를 달아줬다. 인공호흡기는 기대 이상으로 창원시 경제가 자활할 수 있는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고용위기지역은 오는 4월 4일, 산업위기지역 지정 기간은 5월 28일로 만료된다.

    창원의 기반산업 붕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주력산업인 조선업 수출액은 지난 한 해에만 전년 대비 81.2%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창원지역 조선업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라는 암초까지 만나 지역 조선업 생태계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주요 매출처를 잃은 STX조선과 협력업체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들 업체가 대우조선에 납품하던 선박엔진이 판로를 잃어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게 될 지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진해구의 고용·산업위기지역 연장이 필수적인 이유다.

    고용·산업위기지역은 성산구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수출제조업의 비중이 큰 성산구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유가·환율·금리 상승의 ‘신 3高현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한 해 사이에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생산액 7조3000억원이 증발했고, 수출액은 24억달러나 쪼그라들었다.

    성산구의 대형사업장도 심각하기는 매한가지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과장급 이상 사무관리직 3000명이 순환 휴직에 돌입했다. 한국지엠도 이미 주 3일 근무로 전환한 상태지만 공장가동률 50% 선도 위태롭다. 2·3차 협력사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그동안 경남과 창원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심장 역할을 해왔었다. 그 심장이 멎으려 하는 데도 정부는 지금 시계를 보며 인공호흡기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환자는 의사의 손을 주시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만약 진해구 고용·산업위기지역 연장과 성산구 확대 지정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집안의 가장을 내팽개치는 꼴이 될 것이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정부의 꾸준한 지원과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회생할 수 있는 잠깐의 기간과 도움으로 기 구축된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산업 다각화를 통해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지역 경제는 안락사처럼 편안하게 죽을 수도 없는 팔자다. 포기하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시민들이 겪게 된다. 정부는 창원경제의 생명줄을 놓지 말기를 바란다.

    유진상 (창원대 건축학부 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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