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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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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 생맥주, 왜 부산업체가 납품하나

창원지역 주류업체 강력 반발 “구단 연고지 무시, 영업권 침해”
야구장 간식부스에 공급 계약

  • 기사입력 : 2019-03-0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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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민과 경남도민의 세금으로 지은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서 판매할 생맥주를 부산업체가 납품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오는 18일 개장을 앞둔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 납품될 생맥주와 관련, 부산지역 주류도매업체가 이를 납품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메인이미지창원NC파크 마산구장./경남신문DB/

    6일 경남·울산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에 따르면 NC다이노스 구단은 창원NC파크 마산구장 개장을 앞두고 야구장 내 간식부스 계약을 맺으면서 이곳에 납품될 생맥주 물량 일부를 부산업체에 할당했다.

    협회 확인 결과, NC다이노스구단은 식자재유통 서비스업체 삼성웰스토리와 1차 계약을 맺고, 삼성웰스토리는 다시 모 유통업체와 식음료 부스 조성 2차 계약을 체결했다. 2차 계약자인 모 유통업체가 ‘부산 H주류’와 계약을 맺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협회 측은 “새 구장이 개장하면 당연히 창원에 있는 주류도매업체 서른 곳 중 한 곳이 생맥주를 납품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부산 H주류’가 납품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구단 연고지인 창원지역 업체가 아닌 부산지역 업체로부터 주류를 공급받는 것에 대해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 측은 무엇보다도 도비 200억, 시비 815억원이 투입된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서 부산업체가 공급한 술을 판매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대명제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창원종합주류도매업협의회 측은 “‘부산 H주류’가 납품업체로 선정된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업계는 상황을 전혀 모를 수밖에 없었다”며 “지역경제 선순환을 위해서는 창원지역 도매업체를 대상으로 한정해 이들 내에서 공개 경쟁입찰을 하는 등 계약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적인 계약이라면 모를까, 시민과 도민을 위해 세금으로 조성한 랜드마크에서 부산업체가 공급한 술을 버젓이 판매한다는 것은 상징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어긋나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십년간 전국의 주류도매업자들 간에 ‘서로의 구역은 침탈하지 않는다’는 상도의를 대체로 잘 지켜 왔는데, 부산 업체가 신의를 깨버렸다”고도 주장했다.

    주류도매업 면허는 시 단위로 주어진다. 법적으로 강제돼 있지 않지만 도매업자들은 타 지역 영업권역을 서로 침범하지 않도록 전국 시·도 협의회 차원에서 암묵적인 저지선을 설정해두고 있다. 이를테면 창원시에서 면허를 취득했을 경우 창원시 내에서만 영업을 하는 식이다. 경남·울산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도 부산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와 ‘주류거래 정상화 위원회’를 구성, 연간 4~5차례 연석회의를 갖는 등 지금까지 묵시적인 영업권 보호 협약을 대체로 잘 지켜왔다고 설명했다.

    창원종합주류도매업협의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한 시즌당 마산구장에 공급된 생맥주 물량은 20ℓ들이 800~1000병으로 약 3000만원 선 규모다. 현재 창원시는 신축 야구장 홈경기 관중 목표를 100만명으로 잡고 있어, 생맥주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NC다이노스 측은 ‘구단이 직접 계약을 맺지 않아 부산업체가 납품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NC다이노스 관계자는 “계약 이후 부산업체 납품과 관련해 논란이 불거져 지난 5일 계약물량의 반은 창원지역 업체가, 나머지 반은 부산지역 업체가 납품하도록 계약을 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원종합주류도매업협의회는 창원시와 창원상공회의소에 ‘창원NC파크 마산구장 부산업체 주류반입 계약 사항 철회’ 주장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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